[김형철 웅진한의원장·한의학 박사·동국대 외래교수]
< 찬 음료 많이 먹을수록 비염 체질로 >
한의학에서 보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은 나쁜 외부환경과 그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인체면역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랜 시간 에어컨을 켜놓고 생활하거나 먼지, 진드기 등의 청결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될 때 잘 나타나고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과로 등으로 감기가 쉽게 낫지 않을 때도 발생한다. 하복부가 차거나 얼음, 음료수 등 찬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알레르기성 비염이 잘 걸리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알레르기질환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항히스타민제는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점차 내성이 생길 뿐만 아니라 약자체의 부작용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한방의 알레르기성 치료는 주로 체질에 따라 증상별로 치료한다. 즉 비구, 비색, 비취, 비연, 비창 등으로 구분해 처방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은 장 부위 아래가 차서 생기게 된다. 그래서 상초 즉 두부는 소통 청열시켜 시원하게 해주고, 하초 즉 하복부는 따뜻하게 해서 근본적으로 면역을 증강시킴으로 정상적인 체질로 바꿔준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한약복용, 매선침요법이나 약침, 외치요법 등으로 치료하면 더 빠른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특히 약으로 만든 매선이라는 약실치료는 알레르기 비염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생긴 현대병이다. 이는 내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민반응이기 때문에 염증치료보다도 차가워진 하초 즉 하복부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면역기능을 빨리 회복시켜 몸에 기운이 꽉 차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녀들에게 찬물이나 찬 과일 등은 가급적 주지 말고 매일 따뜻한 식음료를 먹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주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사람들 중 맑은 콧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알레르기성 비염은 폐한증이라고 해서 호흡기가 차가워서 생기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재는 신이화라는 것으로 개화하지 않은 목련꽃 봉우리를 말린 것이다. 달여서 마시면 코의 기능을 회복시켜준다. 코나무 뿌리껍질인 유근피를 끓여 마시거나 수세미를 약간 볶아서 가루를 내어 먹어도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도움이 되는 지압법으로는 코 양쪽 영향 혈을 상하로 20회 정도 마사지하면 금방 코가 뚫리면서 시원해진다. 귀 위쪽 부분을 각각 손으로 잡고 위로 50회 정도 당겨주면 면역이 증강되어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할 수 있다.
열대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하는 요즘과 같은 환경에서는 찬 음식을 먹는 습관을 가급적 피해야한다. 더워진 피부를 식힐 수 있도록 따뜻한 탕으로 차가워진 오장육부를 편안하게 해야 계절이 바뀔 때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고 알레르기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2016년 8월 23일 화요일
국제신문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