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 동의대한방병원 침구과장]
- 선·후천적으로 간·신장 약해졌을 때 발생 -
날씨가 추워지면서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기온 저하로 몸이 움츠러들면서 혈액 순환이 잘 안되고 관절이 굳어지기 쉽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는데 양쪽 손가락 관절이 한참 동안 뻣뻣하면서 통증이 있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뼈 및 근육, 인대 등에 발생하는 만성적이고 전신적인 염증성 질환이다. 만성 관절염 중 퇴행성 다음으로 발생빈도가 높다. 관절을 포함해 다양한 기관에 침범하며 대칭성의 미란성 관절손상이 특징이다.
발병 초기에는 관절이 붓거나 통증을 초래하는데, 활액막의 염증이 6주 넘게 진행되면 관절의 연골과 골, 그리고 관절 주위 조직이 파괴된다. 이 때문에 관절의 강직이나 변형이 나타나고 운동 제한 및 기능 소실이 생겨 생활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증상이 만성화되면 권태, 피로, 미열감, 위약감 등의 전신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성인의 1% 정도에서 발생하고, 여성 발병률이 남성보다 2~3배 높다.
원인은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소, 면역조절 장애, 감염 등의 3가지 요소가 유력하다. 다음의 7가지 중 4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기상 때 1시간 이상 뻣뻣함과 관절통 ▷6주 넘게 지속되는 다발성 관절염 ▷90% 이상 손 관절에서 발생 ▷좌우 대칭적 관절염 ▷엑스(X)레이 소견상 골다공증, 골미란 ▷류마티스 결절 ▷혈액검사상 RA 팩터, ESR, CRP 양성 등이다.
동의보감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증(痺證), 역절풍(歷節風),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 역절풍(歷節風) 등으로 보고 있다. 인체가 허약한 틈을 타서 외부의 풍(風) 한(寒) 습(濕) 등 나쁜 기운이 경락이나 근골격계에 침입해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고 관절 등의 부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는 것이다. 내부 요인으로는 신체의 나쁜 피, 기름진 음식이나 술 등의 과다한 섭취로 인해 습열(濕熱), 담음(痰飮) 등의 노폐물이 관절에 머물러 있거나 위기(胃氣)가 손상 되었을 때 또는 과도한 스트레스 대문에 기가 울체되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근육과 뼈에 관련된 장기는 간(肝)과 신(腎)인데 선천적으로 이들 장기를 약하게 타고 났거나 과도한 정신·육체적 업무 및 성생활 등으로 장기가 약해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치료는 침으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막힌 것을 뚫어주는 방법이 있다. 또 관절 주위의 습열독을 제거해 발열, 동통과 부종을 다스리고 주위 인대, 건, 근육 등의 연부조직을 강화시킨다. 찬 기운으로 인한 경우에는 뜸 치료가 많은 도움이 된다.
한약 치료는 손상된 위기(胃氣)를 바로 세우고 청열해독(淸熱解毒·열을 내리면서 독을 풀어 냄)과 양혈소종(養血消腫·피의 원기가 부족한 것을 돕고 부종을 없앰)으로 관절에 갇혀있는 열독을 풀어버려 관절이 다시 붓는 것을 막는다. 동시에 피를 맑게 하는 파어혈지제(破瘀血之劑)를 써서 병독을 뽑아야 한다. 만성기에는 간과 신을 돕고 한(寒)·습(濕)을 다스리기 위해 부자 등의 따뜻한 약을 쓴다.
2014. 01. 21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