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덕 동의대 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건강한 남성이 정상적인 성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성욕-발기-성기 접합-사정-쾌감-이완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이 빠지거나 불충분했을 때 성 기능 장애라고 한다. 이 성 기능 장애에는 크게 발기가 만족스럽게 되지 않는 발기부전, 성기접합-사정 과정이 문제가 되는 조루증 등이 있다.
성 기능 장애가 생기면 당장 큰 병이 아니더라도 삶의 질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며, 일상생활 속에서도 무기력감과 자신감 저하 등을 동반하기 쉽다.
성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명확한 원인 질환이 있는 예도 있지만, 각종 검사를 받아도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또한 부끄러운 마음에 이런 사실을 쉬쉬하고 넘어가거나, '나이가 들어서겠거니…' 하고 지나치는 사례도 많다.
발기부전은 당뇨병, 심장질환, 고혈압 등 대사 관련 질환자에게서 그 빈도가 높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 빈도가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젊은 층에서는 지나친 긴장감 등 심리적인 원인으로 말미암아 성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사례도 있으며, 이런 경우 대체로 성욕이 있고 반응 역시 나타나지만 특정 조건에서 성교를 할 수 없는 예가 많다.
조루증은 상대자를 절정감에 도달시키지 못하고 걷잡을 수 없이 사정하는 증상을 말한다. 주관적인 증상이 중요하며, 각종 연구에 따라 그 기준은 다양하다. 젊은 층에서도 흔히 보이는 질환이다. 주로 지나친 긴장감이나 성교의 미숙함, 장기간의 금욕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지나치게 음경 신경이 예민한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 사정을 막고 있어야 할 폐쇄근이 늘어져 조루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발기부전을 '양위(陽委)', 조루를 '당문파(當門破)' 등으로 이야기하며 많은 문헌이 있다.
특히 한방의 치료는, 단순 성 기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기능의 향상을 위주로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칫 억지로 성 기능만 활발하게 하는 것은 전반적 몸의 상태를 깨뜨려, 오히려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크게 몸의 상태가 약해져 그렇다고 진단해 몸을 보익하는 치료를 하기도 하고, 스트레스 또는 성관계를 잘하지 못하는 데 대한 두려움, 죄책감 등으로 비롯된 공포를 원인으로 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육식이나 음주 등으로 그 찌꺼기가 남아 생긴 것으로 진단해 치료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하고, 편안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체력을 뛰어넘는 육체적, 정신적 노동은 피해야 한다.
또 지나친 음주 등은 몸을 허약하게 만드니 피해야 한다. 평소 잦은 자위행위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숨기고 불안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로 만족스러운 성생활은 물론, 잃어버린 자신감과 활력을 되찾아보자.
2013. 02. 26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