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석 HK한국한의원 대표원장
한방의학에서 질병 예방은 음양오행의 안정을 의미하고, 이는 곧 ‘정기신혈’ 및 오장육부의 조화를 말한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양생과 양신이다. 둘을 달리 표현하면 양형(養形) 양심(養心)이다. 양형은 육체를 보호하고 정기를 자양하는 것이다. 양심은 정신수양으로 마음의 안정을 구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건강과 행복한 삶은 우주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고 보왔다. 다양한 기후변화로 돌림병이 창궐하고 신체에도 여러 영향을 미쳐 정신과 육체에 자극을 주며 건강과 질병, 행복과 불행을 낳는다는 것이다.
사실 엄청나게 발달한 문명일지라도 우주와 자연계의 변화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미래에 대처해야 하므로 양생과 양신에 노력해왔다.
양생과 양신을 잘해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숨 잘 쉬며 밥 잘 먹고 대소변 잘 보며 잠 잘 자고 틈틈이 몸을 움직이며 자신을 향한 믿음을 전하기 위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된다. 그리고 한방의약은 우주가 준 선물인 만큼 이를 사용해 위 기능을 원만하게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응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바른 믿음으로 자신을 신뢰·격려하면 우주의 기운이 자신을 보호해 안정과 건강을 주고 질병과 불행을 예방할 것이다.
이를 더욱 공고히 하려면 삼신(천신 지신 인신)의 조화와 안정이 함께해야 하므로 우리 몸의 근원인 골수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골수에서 정기신혈이 생성되고 우주의 메세지가 척수와 뇌수를 통해 전신에 전달된다. 정기와 신혈이 안정되면 경락과 경혈이 조화를 이루고 마음과 몸이 튼튼해져 질병을 극복·예방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골수를 편하게 하는 양신과 양생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질병은 호흡기질환과 근골격질환, 심혈관질환, 갱년기질환, 정신질환, 소화기질환 등이다.
처방으로는 청폐탕, 사물탕, 육미지황탕, 십전대보탕, 귀비탕, 곽향정기산 등이 있다. 이 같은 명방에다 근골격계에 도움이 되는 각종 한약제를 첨가해 만든 백근력과 근력산, 정신 안정에 도움되는 백보심이나 안심산이 있다. 또한 중풍 및 심혈관에 효과가 뛰어난 백거풍과 거풍산, 호흡기의 명약 백보폐와 청폐산, ‘사랑의 묘약’ 백수력과 백수희, 위·간·신의 보약인 백보위 백보간 백보신 등의 백세 시리즈가 있고 여기에는 각자의 체질 즉 사상을 이해한 처방이 함께한다.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과 동시에 양생·양신을 잘 하고 평소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하면 대부분의 질병을 사전에 물리칠 수 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모든 불행은 안일과 방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질병 예방을 위한 노력은 발병 때 느끼는 고통의 100의 1이고 비용은 10분의 1이다’는 옛 선인의 말씀을 명심하자. 각자의 안정된 생활환경과 정신을 위해 자연의 변화에 따른 습생과 적응으로 안정된 삶을 취해야 하겠다. 우리 모두 이상기후로 인한 각종 재난과 질병에 주의하고, 노년에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평소 예방을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