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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톡스 다이어트, 급성 대사장애 주의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3-11-10 (금) 17:44 조회 : 178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최근 몇 년 사이에 혈압약과 당뇨약처럼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이 있다. 바로 고지혈증 약이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지방질이 높은 것으로 죽상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비만인 사람만 걸릴 것 같지만, 마른 체형의 고지혈증 환자도 적지 않다. 고지혈증의 원인에는 식이습관뿐만 아니라 유전적 문제와 대사장애로 인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주요 원인인 것은 맞다.


그렇게 생각하면 의아한 다이어트 방법이 하나 있다. 근래 유행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이다. 이는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이요법이다. 단순히 ‘적게’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식단의 절반을 지방으로 구성하고, 탄수화물의 양을 극단적으로 절제하는 것이다.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한 이론적 근거만 보면 나쁘지 않다. 우리 몸에서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혈당이 높아지기 때문인데, 혈당의 주원료가 탄수화물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줄이면 혈당과 인슐린이 줄어들고, 인슐린의 농도가 낮아지면 지방 축적을 억제해 장기적으로 체내 지방이 줄어든다는 원리이다.

이론적으로는 좋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당연히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가벼운 것으로는 변비나 소화불량 두통 피로감 등이 있다. 심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서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당뇨나 심장질환이 있는 분들은 함부로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안 된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디톡스 다이어트’이다. 이름 그대로 독소를 제거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의문이 들지 모른다. 디톡스 다이어트는 육류 등 모든 음식의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야채와 과일에서 추출한 디톡스 주스와 물만 마시는 방법이다. 사실상 단식과 마찬가지다. 체내에 들어오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장내 노폐물이 모두 나가고 나면 당연히 체중은 줄어든다. 디톡스 다이어트를 5일 정도만 하더라도 체중이 1~3kg 줄어든다. 다만, 이것은 장내 음식물이 비워지면서 생기는 변화이므로, 다이어트가 끝나고 다시 식사를 하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게 된다. 흔히 말하는 요요현상이다. 체중은 동일하게 돌아오더라도 근육량이 줄어들고 지방 축적은 더 높아지므로 체성분에서는 다이어트 전보다 더 안 좋은 상태가 된다.

디톡스 다이어트의 더 큰 문제는 체내 영양상태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급성 대사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 섭취가 줄어들면 담즙의 분비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담낭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탄수화물 섭취 부족에 따른 혈당 저하로 불면 두통 손발 저림·떨림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심하면 간·신장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저탄고지 다이어트나 디톡스 다이어트를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맞는 방법이 아니라면, 다이어트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와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야말로 가장 쉬운 건강관리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