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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중년의 신호, 허리 협착증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7-05-02 (화) 09:35 조회 : 838


광도한의원 원장

[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중년의 신호, 허리 협착증

여러 척추 질환 가운데 하나인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의 신경관이 좁아져서 척추신경을 누르는 병을 말한다. 허리에 발생하는 협착증의 경우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허리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걷기가 힘들어진다는 점에서 허리 디스크와 비슷하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는 수분을 함유한 수핵이 신경을 누르는 데 반해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척추뼈, 척추인대, 척추 후관절과 같은 조직이 신경을 누른다. 대부분이 퇴행성 변화로 오게 된다. 넓은 의미에서는 추간판 탈출증도 척추관 협착증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추간판이 아닌 골극이나 비후된 추간관절, 황색인대 등에 의해 신경근이 압박되는 경우를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한다.

보통 쉴 때는 통증이 없으나 걸을 때 방사통이 생기고 다리가 저리다고 호소하며, 짧은 거리를 걷고 난 뒤 쪼그리고 한참 쉬었다가 다시 걷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 특징적 증상 중 하나다. 간헐파행이란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걷기 시작하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걷지 못하게 되는 증세를 말한다. 그런 증세가 생기면 걷다가 쪼그리고 앉아 있게 되면 아픈 증세가 사라져 다시 어느 정도 걸을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이 있으면 몸을 앞으로 숙이기 어려운 전굴 제한이 있는 데 비해 협착증은 뒤로 젖히기 어려운 후굴 제한이 있고 앞으로 굽히면 오히려 증상이 덜하다. 꼬부랑 할머니와 같이 허리가 굽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척추관 협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기대는 자세를 취할 때 증상이 호전되는데, 이는 앉거나 앞으로 숙일 때 신경 통로가 넓어져 증상이 줄어들고 서 있을 때는 신경 통로가 좁아져서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들은 신경에 주어지는 압력을 줄이고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앉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게 된다.

한의학적으로는 협착증을 근골비증(筋骨痺症), 요퇴통(腰腿痛)의 범주에서 보고 선천적인 신기부족(腎氣不足), 반복적인 외상, 만성적인 허로(勞損), 풍한습사(風寒濕邪)의 침범 등을 병인으로 파악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요통을 10가지로 분류하는데, 척추관 협착증의 독특한 증상인 파행(跛行)을 '불능구립원행(不能久立遠行)'이라고 하여 기요통(氣腰痛)의 범주에서 치료했다. 협착증의 한의학적 치료 방법으로는 침구치료, 약침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다. 최근 주목받는 3D(차원) 감압치료 및 3차원으로 가해지는 중력을 저항으로 이용하고 감지 센서를 이용한 허리심부근육을 강화하는 중력치료 등의 방법도 있다.

광도한의원 대표원장

2017년 5월 2일
국제신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