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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뜸·추나요법 손떨림 완화 도와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3-07-13 (목) 09:06 조회 : 167

김경민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진료실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종종 흰머리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찾아와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선생님, 제가 손이 떨리는데 혹시 중풍이 오는 것은 아닌가요”라고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필자는 “어르신, 중풍과 손떨림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며 먼저 안심을 시켜드린다. 그러면 환자분은 한시름 놓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기분이 밝아지는 것이 그 자리에서 바로 느껴진다. 그런 후 “손떨림은 왜 생기는 것인가요”라며 다시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손떨림(수전증)의 원인은 흔히 말하는 중풍, 현대 의학적으로는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그런 경우는 희박하다. 선후 관계로 따져보며 손떨림 그 자체가 중풍의 전조 증상으로 생각할 필요성까지는 없다고 판단된다.

손떨림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경미한 증상부터 한시도 쉬지 않고 떨림이 지속되는 심각한 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로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에게서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단순한 떨림이라고 해서 그냥 무시해도 되는 증상도 아니다. 노인분들에게 아주 흔하고 중요한 3가지 떨림을 살펴보면 본태성 떨림 파킨슨 떨림 소뇌 떨림이 있다. 우선 가장 흔한 본태성 떨림은 안정된 자세에서는 떨림이 없다가 중력에 거슬러 일정한 자세를 취할 때 나타나는 떨림을 말한다. 예를 들어 물컵을 쥐고 움직일 때, 수저질을 하려고 할 때, 그리고 글을 쓸 때 떨림이 발생한다. 간혹 술을 마시면 떨림이 덜해진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반면 파킨슨 떨림은 본태성 떨림과 반대로 특정 동작을 취할 때는 떨림이 덜한데, 가만히 편하게 있는 안정된 자세에서 떨림이 나타나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물론 증상이 진행돼 심해진 경우에는 안정된 상태 외에 동작을 취할 때도 떨림이 동반되기도 한다. 마지막 소뇌 떨림은 ‘의도성 진전’이라고 해서 정확한 목표 지점에 가까울수록 떨림이 심해지는 경우이다. 예컨대 떨림이 있는 손으로 본인의 코끝을 가리켜 데어 보려고 할 때 코에 가까이 갈수록 떨림이 심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뇌영상 촬영 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과 ‘동의보감’에서는 손떨림의 원인을 심허수진(心虛手振) 즉 심장의 기능이 허약해서 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여리고 약하며 긴장을 잘하는 데다 뇌의 기능이 떨어져 생긴다고 보는 것이다. 그에 따라 치료도 심장의 기능을 강화해 주는 침과 뜸 한약을 사용한다. 또한 뇌 기능을 촉진시키고 뇌척수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경추 교정, 턱관절 교정 등의 도수치료나 추나요법을 처방하기도 한다.

손떨림을 일시적인 증상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장시간 방치할 경우에는 증상이 만성화돼 잘 회복되기 힘들어진다. 그리고 갑상선 항진증이나 파킨슨병 등 다른 기저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따라서 병원을 빨리 방문해 수전증의 원인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