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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엔 꼭 삼계탕? 체질별 보양식 달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08-13 (화) 09:24 조회 : 86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복날은 여름 중 가장 더운 시기를 이르는 말이다. 삼복이라고도 한다. 복날에는 삼계탕을 먹는 것이 약속처럼 돼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복날에 보신탕을 먹는 것이 더 흔했지만, 지금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늘어난 데다 개고기에 대한 혐오가 더해져 대부분 삼계탕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삼계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보양 음식이다. 말 그대로 생닭에 인삼 대추 마늘 찹쌀 등을 넣고 끓여낸 음식이다.

복날에 삼계탕이나 보신탕과 같은 보양식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복날’이란 이름 자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복(초복 중복 말복)의 ‘복’은 한자로 ‘업드릴 복’(伏)이다. 이는 더위가 너무 심해 지친 나머지 사람이 땅에 엎드릴 정도라는 의미가 있다. 삼복은 보통 음력 6월부터 7월 사이로, 한여름의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다. 예부터 이 시기에 더위로 부족해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었다. 몸에 좋은 보양식을 먹어 체력 저하를 방지하고 건강을 유지하려는 풍습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음식이 아닌 삼계탕을 먹는 것일까.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풍습은 조선시대부터 있었다. 삼계탕은 닭의 부드러운 살과 풍부한 영양분, 인삼과 한약재로 인한 건강 효과까지 갖춘 음식이다. 인삼(人蔘)은 고대부터 귀하게 여겨진 약재로 기운을 북돋우고,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 혈액 순환 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 여름철 더위로 기운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방지하고, 체력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이다. 대추(大棗)는 따뜻한 성질이 있으며, 기를 보하고 혈을 더하는 효능이 있다. 진정 작용이 있어 더위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늘은 양기가 풍부한 식품으로, 소화를 돕고 항염증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어 면역력 증가에 좋다. 찹쌀은 소화 기능을 도와 위장 보호에 효과적이고, 땀으로 배출된 진액을 보충하는 작용도 한다. 이처럼 삼계탕의 재료는 더운 여름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들을 균형 있게 보충해 준다.

물론 삼계탕을 먹었던 데에는 음식이 풍족하지 않은 시대적인 배경도 자리 잡고 있다. 평소 자주 먹기 힘든 고기나 귀한 한약재들을 복날만이라도 섭취하려는 의미도 있었다. 먹거리가 풍부해진 요즘에는 복날에 삼계탕이 꼭 필요하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특히 체질적으로 닭고기가 맞지 않는 금양·금음체질(태양인)과 토양·토음체질(소양인)은 삼계탕을 먹는 것보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보양식을 먹는 것이 더 좋다. 금양·금음체질은 복국이나 대구탕과 같은 흰살 생선 요리가, 토양·토음 체질의 경우 돼지국밥과 같은 요리가 더 좋다.

복날에 보양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역할을 넘어 전통문화로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늘날 삼계탕 돼지국밥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 중 하나로, 건강에도 좋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다양한 조리법과 재료의 변형을 통해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전통 음식이 글로벌 음식문화에 당당하게 자리 잡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러한 문화적 의미까지 보양식 한 그릇에 담겨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올 여름 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