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근 광도한의원 원장
운동에도 유행이 있는 것 같다. 요즈음에는 러닝이 대세인 듯하다. 진료하다 보면 러닝 관련 질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역대급 무더위가 지나가고 청명한 가을이 오자 앞다퉈 야외 활동에 나선다. 러닝을 즐기는 인구도 그만큼 많아진 듯하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단순하고 별도로 운동방법을 배우지 않아도 뛸 수 있다는 점 등으로 러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러닝을 가볍게 여긴 나머지 예기치 않은 통증 발생으로 내원하는 사례도 많다. 러닝으로 생기는 무릎 통증에 대한 한방치료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인체의 뼈는 관절로 연결돼 있으며, 이러한 관절에는 연골이 있다. 연골은 일종의 완충작용을 해준다. 직립보행을 담당하는 무릎에도 연골이 있다. 뼈와 뼈의 완충역할을 하는 연골이 운동 과부하로 말미암아 충격을 받으면 삼출액이 발생(물이 차는 증상)하기도 하는데, 이때 통증이 생긴다.
고령, 여성(남성보다 근육이 적기 때문이다), 관절의 반복된 손상, 비만, 과도한 운동 등이 증상을 악화하는 인자가 된다. 또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영향으로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있을 때 러닝을 하게 되면 증상이 나빠지기도 한다. 증상은 쉴 때는 통증이 덜하나 움직이거나 움직인 다음에 통증이 심해지며, 관절이 붓거나 커져서 움직임의 범위가 줄어들고 소리가 나기도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굳어 잠겨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무릎 통증은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눠 치료한다. 급성기에는 습담(濕熱) 담어(痰瘀) 어혈(瘀血) 등이 원인이 되어 관절이 붉게 붓고 열감이 있으므로 열을 내리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해 몸에서 사기를 제거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반면 만성기에는 간시양허(肝腎兩虛), 기혈양허(氣血兩虛)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동의보감에는 ‘간주근(肝主筋)’, 신주골(腎主骨)‘이라 기록하는데, 이는 관절과 관련된 뼈와 인대 근육 등이 간과 신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 간과 신의 역할은 과사용 및 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어 무릎 관절 치료에 간 신의 기능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
만성통증에는 이를 강화하는 처방을 한다. 녹용은 이를 동시에 강화하는 약재여서 중요하게 여긴다.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한방의 기본치료인 침과 뜸은 통증 제어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침 역시 근육을 강화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체형의 불균형으로 한쪽 무릎관절에 무리한 부담을 주고 있을 때가 많은데, 추나를 통해 교정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어느 환자분의 말이 기억이 난다. 무릎이 아프기는 하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아까워서 러닝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럼에도 러닝을 할 때 주의점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를 위해 오늘의 주제를 정했다. 먼저 러닝을 너무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다음으로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찾아 신는 것이 중요하다. 달리기를 하다 괜한 경쟁심으로 옆 사람을 의식해 뛰는 것은 금물이다.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이 매우 중요하다. 통증이 있다면 곧바로 치료부터 하고, 다시 날씨를 만끽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