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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만으로 본인의 체질을 알 순 없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2-18 (화) 10:42 조회 : 20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요즘 자신의 체질, 즉 사상체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자신의 혈액형을 알고 있듯, 많은 사람이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체질에 맞는 식사습관과 생활습관을 지키려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필자가 대학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던 1990년대만 해도 태양인, 태음인 등의 사상체질에 관한 내용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사상체질 의학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은 방송이나 잡지 등 매체를 통해 간단하게 체질을 감별하는 방법이 자주 소개된 덕분이다. 따로 한의원을 찾아 체질검사를 받지 않더라도, 잡지에 소개된 체질별 체형 특성을 자신의 체형과 비교해보면 대략적인 체질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사상체질 자체를 친숙하게 만들었으나, 잘못된 인식도 양산했다. 체형만으로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상체질 의학은 조선 후기의 의학자 이제마가 창안했다.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각 체질은 장부대소의 신체적 특징과 함께 성정(性情)의 차이를 보인다. 태양인의 경우 외향적이고 열정적이며 감정 표현이 강렬한 편이다. 성격적으로도 결단력이 있고 적극적인 편이어서 리더십이 강하다. 감정 표현이 강한 만큼 기복이 심한 단점도 있다. 태음인의 경우 내성적이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안정적이며 신중한 편이다. 인내심이 강한 성격이며 속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아서 누적된 스트레스에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소양인은 활발하며, 감정 변화가 빠른 편이다. 밝은 성격에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창의적인 면이 있지만, 스트레스를 쉽게 받기도 한다. 소음인은 감정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신중하고 현실적이며 내성적인 경우가 많아 주변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정된 지면이어서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긴 했지만, 성격만으로 사람의 체질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체질을 감별할 때는 외모상으로 보이는 체형과 함께 오장육부의 기능, 평소 성격과 감정 표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인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이 이런 내용까지 확인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여러 가지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질 때는 대중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체형에 대한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된 것이다. 사실 체질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임상에서 몇 십 년간 환자를 진단해 온 한의사조차도 자신의 체질 감별이 정확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환자의 체질을 추정하고 난 후 체질에 맞는 처방을 하고, 그 반응을 통해 확신을 갖는 것이 일반적인 체질 검사 방법이다. 지금도 많은 한의사가 모여 더욱 정확한 체질 감별 방법에 관해 연구 중이다. 필자의 한의원에서는 사상체질에서 조금 더 세분화된 팔체질의학을 활용하는데, 단순한 체형뿐만 아니라 신체적 특징, 건강 상태, 성격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별진단을 한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하게 알고 체질에 맞는 식사습관, 생활습관을 행하는 것은 건강을 지키고 무병장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