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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면역력, 한방으로 챙겨볼까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3-11 (화) 10:52 조회 : 28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춘풍(春風)의 계절이다. 봄은 움직임과 변화의 에너지가 충만한 시기다. 차가운 날씨에 얼었던 것이 따듯한 봄을 만나 다시 살아 움직이고 새로운 시작을 맞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우리 몸도 봄 기운을 맞으면 생기가 돌고 의욕이 샘솟는다. 하지만 변화를 감당할 충분한 힘이 없는 상태라면 신체에 문제가 생긴다.

봄에는 대기의 흐름이 크고 빠르다. 강수량도 많지 않아 대기는 매우 건조해진다. 조(燥)함이 과해지면 생기는 가장 첫 번째 문제는 호흡기 질환이다. 평소 폐기허(肺氣虛)하거나 폐음허(肺陰虛)하여 호흡이 원활하지 못하고 마른 기침, 가슴 답답함, 숨이 짧거나 얕음 등의 증상이 있던 사람이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면 기존 증상이 더 중해지거나 없던 증상이 더해질 수 있다.

폐는 신체의 가장 바깥에서 외부의 삿된 기운에 대항하는 장기이다. 몸의 방어기전, 즉 면역력의 가장 선봉에 있는 장기라 할 수 있다. 봄에는 미세먼지나 각종 바이러스가 건조해진 호흡기를 타고 쉽게 들어와 폐를 상하게 할 수 있다. 평소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물론이고 특별한 이상이 없던 사람도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이때문에 환절기에는 면역력을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건조한 날씨로 발생할 두 번째 문제는 신음(腎陰)의 부족이다. 평소 허리가 시리거나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고, 소변이 불편하거나 몸에 물이 차고, 이명 건망 유정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신음허(腎陰虛)하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은 수액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고 정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대기가 건조해져 체내의 진액(津液)이 감소하면 컨디션이 떨어진다. 신장은 비뇨생식기계를 포함하여 뼈 관절 시력 청력 등 우리 몸의 근원과 밀접하게 맞닿은 장기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장의 기운이 쇠하여 다양한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데, 노쇠해가는 몸을 그저 방치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신기(腎氣)를 회복해 바로 세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고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본인에게 맞는 한약을 제때 복용하는 것은 메말라있는 몸에 단비를 내려주는 것과 같다. 보정(補精)·보혈(補血)하는 약재로 부족한 진액을 채워 녹슬어있던 몸을 회복시킬 수 있다. 특히 녹용(鹿茸)은 대표적인 보혈제로 인체의 재생과 회복, 기력증강, 성장에 큰 효과를 보인다. 녹용이 들어간 탕약인 대보탕(大補湯)은 부족한 정(精)을 보충하고 양기를 북돋아 휴손된 장부의 기능을 되돌린다. 큰 병을 앓아 몸이 허로(虛老)해진 사람이나 장기간의 스트레스 혹은 피로의 누적으로 인해 면역력의 회복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공진단이 크게 도움이 된다. 손상된 원기가 강화되어 심폐 기능의 활성, 항염, 항산화, 혈류 촉진 등의 작용이 일어나 외사에 대한 방어체계와 면역력이 견고해진다.

침과 뜸을 이용해 경락을 자극해 장부(臟腑)의 손상된 기능을 회복하는 것은 한의학만이 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조열한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이를 억제해 가라앉히고, 기운의 적체나 부족이 있다면 이를 돕는 혈을 자극해 치료한다. 약침치료 또한 체내 조직을 윤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다른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