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르기(Allergy)란 그리스어로 ‘다르다’는 의미인 알로스(Allos)와 ‘작동’을 뜻하는 ‘에르곤(Ergon)’이 합쳐진 단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정상적인 경우와는 다른 형태로 작동하는 증상이다. 알레르기는 매우 흔한 질환이자 골치 아픈 질환이다. 특히 해마다 환절기에는 많은 사람이 알레르기에 의한 피부질환, 천식, 기관지염 등으로 고통받는다. 알레르기는 꽃가루 음식 먼지 동물의 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알레르기의 증상 역시 가벼운 재채기나 가려움증부터 피부질환, 심지어는 심각한 아나필락시스까지 다양하다.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이 모두 알레르기 탓에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이다. 우리가 알레르기라는 하나의 병명처럼 부르지만, 실제 원인과 증상은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주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등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한의학은 알레르기의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한의학적으로 알레르기를 완치할 수 있을까.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단순히 외부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만으로 보지 않는다. 인체의 체질, 즉 내부 환경과 면역체계의 불균형으로 이해한다. 한의학에서는 주로 ‘폐(肺)’ ‘비(脾)’ ‘신(腎)’의 기능 이상으로 본다. 폐는 피부와 호흡기계를 주관하며, 외부의 병원체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폐의 기능이 약해지면 외부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쉽게 노출돼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비는 소화기계를 주관하며, 영양분을 흡수하고 몸의 에너지를 생성한다. 비의 기능이 약해지면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내성이 약해질 수 있다. 신은 선천적인 기운을 저장하며, 면역체계의 근본적인 힘을 제공한다. 신의 기능이 약해지면 면역체계가 불안정해져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해 체질 개선과 면역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의 체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통해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폐가 약한 체질이라면 폐를 강화하는 한약재를 사용하고, 비가 너무 강한 체질이라면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너무 약한 것도 문제지만, 너무 강한 것 역시 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면역력도 마찬가지다. 한의학적인 알레르기 치료에 있어선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지만, 이는 단순히 강하게 만듦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약과 침치료를 통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적재적소에 적당한 수준으로 발현되도록 한다. 우리 몸이 약해지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것이 알레르기를 악화하는 원인이 된다.
생활습관의 개선 역시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피하고, 식이요법과 적당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알레르기를 완치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불가능하다. 타고난 체질을 바꿀 수는 없으므로 면역체계를 통째로 바꾸지 않는 한 알레르기를 완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생활습관과 체질 개선을 통해 평생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