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은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이이고, 머리 아파!” 살면서 이 말을 한 번도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진짜 머리가 아파서, 아니면 스트레스가 심해서 우리는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한다.
우리나라 성인 두통 유병률은 58.6%다. 여성(68.5%)이 남성(44.6%)보다 더 흔하게 겪는다. 그중 긴장성 두통은 가장 흔하다. 성인 10명 중 3명 이상은 매년 긴장성 두통을 경험한다.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잘못된 자세 등으로 목·어깨 근육이 긴장하면서 발생하는 예가 많다. 머리를 띠로 조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며, 근육의 만성적 수축과 신경학적 민감도가 증가해 두통이 지속한다.
한의학에서 긴장성 두통은 주로 기혈순환 장애, 감정의 불균형, 담음(체액 정체) 과로 등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 원인은 풍한 풍열 등 외부 자극과 간양상항(간의 양기가 지나치게 올라가면서 생기는 병리 상태) 혈허 담화 기체 등의 내부 원인으로 구분한다. 치료는 체질과 증상에 따라 침 뜸 한약 추나 등 다양하게 적용한다. 긴장성 두통에 많이 쓰이는 혈자리는, 두통 완화에 대표적인 백회(百會), 목·어깨 근육의 긴장 완화와 두통에 효과적인 풍지(風池) 견정(肩井), 측두부 두통 및 스트레스로 말미암은 두통에 자주 사용되는 태양(太陽), 열을 내리고 전신 순환 개선에 활용되는 곡지(曲池) 족삼리(足三里) 등이 있다. 또 한약재를 혈자리에 주입하는 약침을 통해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긴장성 두통에 사용하는 약침은 신경 안정 혈관 확장 통증 완화 뇌혈류 개선 효과가 있는 조구등약침 근육 이완 진정 항염 통증 억제 효과가 있는 작약약침 등이 있다. 긴장성 두통에 처방하는 한약은 목·어깨 근육 이완, 두통 완화 효과가 있는 갈근탕(葛根湯), 두통의 강도와 빈도 감소, 특히 후두부 통증에 효과적인 조등산(釣藤散), 두통 발작 빈도와 진통제 복용 횟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고 오한 어깨 결림 등 수반 증상도 개선하는 오수유탕(吳茱萸湯) 등이 있다.
최근 임상연구에서 긴장성 두통 환자에게 침치료를 4주간 시행한 결과, 근육의 긴장도와 통증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한약을 투약했을 때 통증 및 빈도 감소, 진통제 복용 감소 등의 효과도 확인된다. 긴장성 두통은 만성이 아니라면 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50%는 일시적으로 호전되었다가 재발하거나 만성화할 수 있다. 만성화하면 치료가 더 어려워지고, 진통제를 오랜 기간 과도하게 사용하게 돼 약물과용두통으로 이행할 위험도 있다.
긴장성 두통을 개선하려면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바른 자세 유지가 기본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고, 1~2시간마다 목·어깨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 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목·어깨 근육의 긴장을 자주 풀어주며 카페인 알코올 인스턴트 식품 고지방·고당분 음식, 인공감미료 등은 섭취를 줄인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규칙적인 식사로 혈당 변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체질에 따라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