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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2-25 (화) 10:46 조회 : 665
[박인범 고운선형한의원 동래점 원장]

- 침구로 코 기운 보강해 콧물 등 치료 -

몸을 움츠리게 하는 엄동설한의 계절이다. 이 시기에 우리의 코를 힘들게 하는 질환 중 하나가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비염은 그 자체로 괴로움을 줄뿐 아니라 축농증, 중이염 발병 가능성까지 높여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는 이 같은 합병증 우려가 더 높다. 또 초·중·고교 학생들은 비염으로 인해 공부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감기 초기 증세와 비슷하지만 오한, 발열, 가래가 없으면서도 주로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눈·코의 가려움을 동반하는 사례도 많다.

이에 비해 코감기는 가려움이 빨리 해소되고 콧물이 점차 짙어져 농성으로 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은 주로 아침에 증상을 보이고 에어컨 바람 등 찬 공기를 쐬면 재채기와 콧물이 많이 나오면서 코막힘 증세도 같이 일어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시기에 따라 계절성, 통년성으로 나뉜다. 특정 계절에만 발작이 나는 것을 계절성 알레르기라고 한다. 이는 꽃가루, 낙엽, 계절 변화 등에 민감하며 4~5월 또는 9~10월에 자주 발생한다.

증상이 일년 내내 나타나는 것은 통년성 알레르기다. 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담배, 음식물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은 자연계에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와 같은 물질에 반응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것에 자기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외부 환경의 문제이기 전에 자기 내부 문제인 면역력의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임상에서 보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중 수면 부족, 과로, 컨디션 저하 등이 발생할 때 비염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코 증상을 단순히 코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건강 상태 및 오장육부와 연관해 생각하는 방식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 동의보감 외형편의 비문(鼻門)을 보면 '비구'라는 말이 나온다. 동의보감은 비구에 대해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러내리는 것으로, 이는 폐가 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발 방지와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체질 개선, 체내 기운 보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치료는 한약 복용을 위주로 하면서 침구, 훈증·외용제 요법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침 치료는 영향(迎香), 합곡, 족삼리 등 코와 관련된 경혈들을 이용해 코의 기운을 소통시키며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같은 증상을 개선시킨다. 영향은 콧망울 바깥쪽에 있는 경혈인데, 침 치료와 코 질환에 맛사지할 수 있는 경혈로 많이 쓰인다. 뜸은 코와 관련된 경혈에 따뜻한 기운을 보강하며 코 내부의 기혈 순환을 돕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치료와 더불어 평소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차가운 음료수, 아이스크림, 에어컨 등은 몸 내부의 따뜻한 기운을 약화시켜 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청소를 할 때는 먼지가 많이 나지 않도록 하고 카페트와 이부자리는 항상 청결히 하는 게 좋다. 또 온도 변화를 자주 겪지 않도록 주의하자.


2014. 01. 14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