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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의 한방 이야기] 체질 맞는 위장관리 방법 찾아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6-09-23 (수) 09:45 조회 : 6


진료실에는 체중을 줄이기가 아니라 오히려 체중을 늘리고 싶어 찾아오는 환자도 있다. 특히 설사가 반복되는 사람에게는 잘 먹어도 체중이 늘지 않아 이 즈음 하는 말처럼 ‘뼈말라’로 보이는 것이 또 다른 고민이다.

반복되는 설사는 단순히 배변 횟수가 많다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식사량이 줄거나 탈수와 피로를 동반할 수 있고,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예도 있다. 혈변이나 발열을 동반하거나, 자다가 설사로 말미암아 깨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체중이 감소한다면 염증성 장질환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이럴 때 한의학적 치료에 앞서 대장내시경 검사나 분변 검사 등 기질적 질환의 확인을 위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고 소화 기능 저하와 묽은 변이 반복된다면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비위허약(脾胃虛弱)이나 비기하함(脾氣下陷)의 관점에서 살피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비위(脾胃)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그로부터 얻은 영양을 온몸에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본다. 비위가 약하면 식욕 저하, 소화불량, 복부 불편감, 묽은 변이나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때 체중을 늘리고 싶다고 무작정 고칼로리 음식이나 기름진 보양식을 많이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설사를 지속하는 사람에게는 흡수를 시키지 못해 오히려 증상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체중을 늘리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설사의 원인을 살피고 소화기 증상을 안정시켜 정상적인 식사와 영양 섭취가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다.

한의학적 치료에서는 환자의 증상과 체질, 변증에 따라 침 약침 뜸 등의 치료를 시행하고 비위의 기능을 보강하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나 삼령백출산 계열의 처방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같은 설사라도 발생 원인과 동반 증상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특정 처방을 선택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마를 식재료로 적절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한의학에서는 마를 산약(山藥)이라고 하여 비위의 기능을 돕고 설사 증상에 활용해 왔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찾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찬 음료나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설사가 심해지는 사람이라면 당분간 이러한 음식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작정 몸에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많이 먹기보다는 먹고 속이 편한 음식이 있다면 체질에 잘 맞는 음식이므로 자신의 증상과 식습관을 관찰하면서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이고 일정한 양의 식사를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섭취도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잘 먹는데도 체중이 늘지 않고 설사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먼저 설사의 원인과 위험 신호가 없는지 살펴본 뒤, 특별한 기질적 문제가 없다면 자신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위장의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잘 먹고 소화하며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건강하게 체중을 늘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김원일 동의대한방병원 한방5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