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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성징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9-30 (화) 09:51 조회 : 746
[박인범 고운선형한의원 동래점 원장]

키 작은 우리 아이, 빨리 오면 안되는데… -

진료 상담을 할 때 많이 듣는 얘기가 있다. 아버지의 경우 고등학교 때 많이 컸고, 어머니의 경우 중학교 때 많이 컸다는 것이다. 또 어머니는 중학교 때 초경을 했다 등등.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부모 세대와 많은 차이가 있다. 대체로 부모 세대보다 2, 3년 정도 2차성징이 빨라졌다. 중학교 때 초경을 했다는 여학생들은 아주 적은 편이다. 대개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때가 많고, 5학년 때 초경하는 여학생들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사실은 초등학교 교사들에게서도 종종 듣게 된다. 아이들이 예전보다 조숙한 느낌이라고 한다.

2차성징 시기가 빨라진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양적인 요소와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된다. 30, 40, 50대 부모에 비해 지금 아이들의 영양적 공급이 풍부하며 과잉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각종 학원수업과 선행학습 등으로 인해 운동량은 예전보다 현저히 줄었다. 이 때문에 과체중, 비만 아동들이 크게 증가했다. 과도한 체중 증가는 2차성징의 빠른 시작에 영향을 준다.

다음은 매스미디어 영향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보편화에 따라 아이들이 선정적인 대중문화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런 환경이 아이들의 심리적, 육체적 상태에 영향을 줘서 2차성징을 앞당길 수 있다. 이는 정서적 측면뿐 아니라 성장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키가 큰 아이가 2차성징이 빠른 것은 빨리 크고 빨리 마무리된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평균 이하로 작은 아이에게는 성장에도 불리한 영향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최종 키가 작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빠른 2차성징을 예방하려면 적정한 체중 유지, 스마트폰 사용 조절, 나이에 맞지 않는 대중문화 노출 조절 등이 필요해 보인다.

한의학 의서를 살펴보면 소아의 성장과 남녀 2차성징에 관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동의보감 신형문(身形門)에 '여성은 14세가 되면 임맥(任脈)이 통하며 태충맥(太衝脈)이 충실해져서 월경을 하게 되고, 남성은 16세가 되면 신기가 왕성해지고 정액이 나오게 된다'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14세, 16세는 요즘의 만 나이와 다르다. 2차성징이 부모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추세여서 나이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개인의 체질적 특성과 2차성징 진행 정도에 따라 이를 보완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한약요법, 침구치료, 추나요법, 운동·식이요법 등을 병행한다. 과체중인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면서 성장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뼈와 근육을 키우고 성장판을 활성화하는 한약을 꾸준하게 복용하고 성장판 주변의 경혈점에 침을 시술하는 것이다. 몸을 유연하게 하며 자세를 바르게 하는데 도움되는 추나요법도 활용할 수 있다. 척추질환 등에 많이 사용되는 추나요법은 성장기 아이의 체형교정에 도움되며 성장판 주변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관절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2014. 08. 05 국제신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