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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혈 이용 ‘난소PRP’ 치료, 난임환자에 새 가능성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4-29 (화) 10:28 조회 : 11

난소기능저하 따른 난임 치료


- 호르몬 자극요법 효과 적을때
- 고농도 혈소판 풍부혈장 주입
- 기능 회복, 잠자는 난포 깨워

결혼 후 자연임신을 기대하며 기다리던 많은 여성이, 병원에서 ‘난소기능저하’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충격에 빠진다. 30대 초반이지만, 난소 나이는 이미 40대에 가깝다는 말을 듣고는 당황스러움과 함께 좌절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난소기능저하 역시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임신의 희망을 되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난소PRP 치료’라는 새로운 접근법이 주목받는다. 세화병원 난임의학연구소 유지희 부원장의 도움말로 난소 기능 저하 치료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세화병원 난임의학연구소 유지희 부원장이 난소 기능 저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세화병원 제공
■ 난소기능저하, ‘나이’ 탓만은 아냐

난소기능저하(Diminished Ovarian Reserve· DOR)는 말 그대로 난소의 기능이 떨어진 것이다. 난소에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수의 난자가 저장돼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줄어든다. 하지만 이 난소의 기능이 실제 나이보다 빠르게 저하되는 예가 많은데, 이를 난소기능저하라고 한다. 이 질환은 흔히 40대 이후 여성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30대, 심지어 20대 후반의 여성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이는 단순한 ‘나이’ 때문이 아닌,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최근 몇 년간 난임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의 수는 지속해서 증가한다. 그중에서도 난소기능저하 또는 조기난소부전 진단을 받은 젊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는다. 35세를 기점으로 난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이 연령대 이상에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 난임 치료를 받는 비율은 3명 중 한 명꼴이다. 이는 많은 여성이 자신도 모르게 난소기능저하 상태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난소기능저하는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기 쉬운 질환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 기간이 짧아지고, 양이 줄어드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안면홍조, 수면장애, 불안감, 피로감 같은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염색체 이상 같은 유전적 요인,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이력,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노출, 무리한 다이어트와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꼽힌다. 난소 수술 이력이나 복강 내 감염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난소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 난소PRP 치료, 자연치유적 접근

난소기능저하로 진단받은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호르몬 자극요법이 우선 권유된다. 여성호르몬 수치를 조절해 배란을 유도하고,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IVF)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난자의 수와 질이 현저히 떨어진 환자일수록 약물에 대한 반응이 약해 치료 성공률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주목받는 것이 바로 ‘난소PRP 치료’다.

난소PRP 치료는 자가혈을 이용한 재생치료의 일종이다. 환자 본인의 혈액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를 통해 성장인자가 풍부하게 포함된 고농도 혈소판 풍부 혈장( PRP)을 추출하고, 이를 난소 안에 주입함으로써 난소의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몸의 회복력을 난소에 집중해 잠자는 난포를 깨우는 자연치유적 접근이다. PRP는 정형외과 피부과 안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를 입증해왔다. 이를 난소 치료에 적용한 것이 바로 난소PRP 치료다.

난소PRP 치료는 환자 본인의 혈액을 이용하므로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평가받는다. 시술 시간도 짧고,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난소PRP 치료는 난소에 남아 있는 원시난포의 활동을 자극해 새로운 난자의 생성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준비 중이거나 반복된 배란 유도 실패를 경험한 여성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난소PRP 치료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진행된다. 양측 난소 피질 부위에 정제된 PRP를 정확히 주입하는 과정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시술 후에는 1∼3개월간 환자의 호르몬 수치와 난포 발달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필요에 따라 시험관시술 등 다른 보조생식술과 병행하기도 한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은 “난소기능저하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유 부원장은 또 “PRP 치료가 모든 난임 환자에 효과적인, 만능 치료는 아니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적합한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소기능저하 진단을 받았다면 좌절하기보다는 조기에 적극적인 대응과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