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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족 발목 잡는 족저근막염…스트레칭만 잘해도 호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10-01 (수) 14:47 조회 : 5

달리기 유행 번지며 젊은층 급증


- 아침 일어나 첫발 내디딜때 통증
- 방치하면 무릎·허리에도 악영향
- 발가락을 발등쪽으로 밀기 효과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40대 회사원 A 씨는 그간 더위 때문에 주저하던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조깅은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 뒤꿈치가 바늘로 찌르는 듯 통증이 생겼다. 다행히 30분 뒤 통증이 사라져 평소대로 조깅을 계속했다. 하지만 이후 아침마다 점점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A 씨는 깜짝 놀랐다.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의 질환으로 알고 있던 족저근막염으로 진단받은 것이다. 결국 평소 즐기던 조깅은 중단해야 했다. 이 때문에 체중이 늘고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허태영 좋은삼선병원 정형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족저근막염의 치료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허태영 좋은삼선병원 정형외과 과장이 족저근막염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좋은삼선병원 제공
■ 남녀 비율 비슷…젊은 층 증가세

최근 조깅이나 마라톤이 MZ세대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예년과는 달리 젊은층의 발 질환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연결돼 발바닥 아치를 보호하는 두꺼운 섬유띠 근육으로, 여기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주증상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 첫발을 내디딜 때,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걸음을 시작할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계속 걷다 보면 통증이 조금 완화되지만,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움직일 때 비슷한 통증이 반복된다. 주로 40∼60대에서 많이 발생하며, 남녀 발생 비율은 비슷하다.

구조적으로 족저근막염은 평발이거나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요족인 경우, 종아리 근육이나 아킬레스건이 뻣뻣하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외적인 요인으로 달리기나 걷기를 무리하게 하거나, 신발을 최근에 바꿨거나, 체중이 갑자기 늘었거나, 오랫동안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이에 흔히 나타난다. 특히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같은 신발 바닥이 얇은 신발을 주로 신는 여성이 이 질환에 걸리기 쉽다.

■ 대부분 비수술 치료…90% 호전

족저근막염 환자가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 아픈 이유는 발을 쓰지 않는 밤새 족저근막이 수축하면서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이 뻣뻣한 근막이 첫 보행 순간 갑자기 늘어나면서 염증 부위에 긴장이 가해지고, 그 결과 미세 손상이 반복되며 통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치료와 예방의 핵심은 바로 이 근막을 ‘풀어주는 것’, 즉 발바닥 스트레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앉은 자세에서 아픈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으로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족저근막을 뻣뻣하게 만들고 15∼2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보통 자고 일어나서, 또는 오래 앉아 있다가 첫발을 내딛기 전에 하면 효과가 크다. 다른 손으로는 뻣뻣해진 족저근막을 마사지하면 효과가 더 좋다. 하루 3∼5세트, 한 세트에 10회를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이 간단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실제 환자의 90% 이상이 호전된다.

족저근막염의 발생 원인 제거도 중요하다. 무리한 운동을 줄이고, 쿠션이 좋은 신발을 착용하며, 필요 시 체중을 줄여야 한다. 평발이나 요족 같은 발 구조 문제는 맞춤형 깔창이나 보조기를 활용할 수 있다.

■ 호전 없다면 체외충격파 요법

그럼에도 통증이 지속한다면 약물치료나 보조기, 체외충격파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가 도움을 준다.

6주 이상 스트레칭을 해도 호전이 없다면 족저근막이 수축되는 것을 막아주는 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는 미세 손상을 유도해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 회복을 촉진하는 치료법이다.

족저근막염을 방치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만성화하며, 무릎이나 허리 등 다른 관절에도 악영향을 준다. 장기간 방치하면 보존 치료의 성공률이 떨어지고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초래한다. 그래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허태영 좋은삼선병원 과장은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족저근막염 증상이 아주 심한 환자에 시도할 수 있으나 흔히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발 뒤꿈치에 쿠션을 담당하는 지방층을 위축시킬 수 있고 족저근막의 급성 파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과장은 “1년 이상 호전되지 않으면 드물게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초음파나 MRI 검사는 다른 원인을 감별해야 할 때에만 시행한다”고 말했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