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변 정밀한 관찰 가능한 내시경 - 신경·조직손상 줄여 빠른 회복 - 출혈 적고 수술 후 통증도 덜해
진료실에서 환자가 “이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되면 대부분 크게 놀란다. 약물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신경 압박으로 다리의 힘이 떨어질 정도라면 수술이 필요한 예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는 여전히 허리 수술이라고 하면 등을 크게 절개하고, 출혈이 많으며, 오랜 기간 누워 지내야 하는 수술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최근 척추 수술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수술 장비와 술기가 발전하면서 환자의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그 대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UBE)이다. 거인병원 척추센터 이지욱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 등에 관해 알아본다.
거인병원 척추센터 이지욱 과장 팀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거인병원 제공
■ 작은 통로 두 개에 의한 정밀 수술
과거의 척추 수술은 병변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피부와 근육을 비교적 넓게 절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정상 조직 손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고, 이는 수술 후 통증과 회복 지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허리에 작은 통로 두 개를 만들어 진행한다. 한쪽 통로로는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병변 부위를 확인하고, 다른 한쪽 통로로는 수술 기구를 넣어 치료를 시행한다. 확대된 시야를 바탕으로 병변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신경과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부위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수술의 중요한 장점은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는 데 있다. 근육과 주변 구조물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접근하므로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수술은 전신마취로 시행하므로 환자는 수술 중의 불편감이나 긴장을 덜 수 있다.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마취와 수술 가능 여부를 사전에 충분히 평가한 뒤 시행하게 된다. 모든 환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평가와 관리가 동반된다면 비교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술을 계획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이른 시기에 보행을 시작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국내 척추 내시경 수술 건수는 지난 2014년 1700건 수준에서 최근에는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연보에 의하면 2023년 기준 내시경을 포함한 일반 척추 수술은 20만6785건으로, 백내장 수술에 이어 다빈도 수술 2위를 차지했다. 이 중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 척추관 협착증 치료에서도 활용
양방향 내시경 수술은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뿐만 아니라 척추관 협착증 치료에도 활용된다. 특히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감압술(Decompression)인 ULBD(Unilateral Laminectomy for Bilateral Decompression·일측성 후궁절제술을 통한 양측 감압술)는 양방향 내시경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시술 중 하나다.
과거에는 양측 신경 압박이 심하면 넓은 범위의 접근이 필요한 예가 많았다. 그러나 내시경을 이용하면 한쪽으로 접근하면서도 반대편까지 시야를 확보해 감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척추의 뼈와 관절을 가능한 한 보존하면서, 신경이 지나갈 공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거인병원 이지욱 과장은 “허리 수술은 물론 꼭 필요한 때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계속 진행되는데도 막연한 두려움으로치료 시기를 놓치면, 이후 회복이 더디거나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집도의의 경험과 숙련도가 중요한 치료다.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절개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허리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이제는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