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계속 쑤시고 밤마다 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이어질 때, 단지 허리를 무리했거나 허리디스크 탓이 아닐 수도 있다. 쉬어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고 야간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도 하며 척추 시술·수술 이력이 있거나 미열과 오한을 동반한다면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가 아닌 ‘척추 감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 감염은 전체 감염 질환 중에서는 빈도가 낮지만, 인체 뼈에 발생하는 감염 중에서는 가장 흔하다. 이는 척추뼈 특유의 혈관 구조 때문이다. 척추 내부의 골수는 혈류 속도가 느려 균이 정착하기 쉽고 골수의 풍부한 영양분이 균의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균은 폐렴이나 피부 종기 등에서 동맥을 타고 전이되거나, 판막이 없는 정맥을 통해 침투한다. 정맥에는 역류 방지 판막이 없어 기침이나 배변 시 복압이 올라가면 방광염이나 장내 세균이 척추로 역류할 수 있다. 주요 질환으로는 척추골수염, 추간판염, 척추 농양 등이 있다.
척추감염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 갈수록 심해지는 척추 통증과 전신에 열이 나는 것이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감염된 부위 척추에 약한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극심한 통증과 함께 발열, 오한, 전신 근육통이 동반된다. 센텀종합병원 신경외과 표세영 교수는 “진행 속도는 균의 종류에 따라 달라서 수일 내 급격히 악화되어 응급실을 찾기도 하고, 발열 없이 통증만 있어 수개월이 지나 병원에 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감염 예방의 첫걸음은 기저질환과 면역력 관리다. 당뇨나 만성 염증성 질환이 있다면 철저히 치료하고 관리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척추감염은 뼈와 디스크가 붕괴되는 구조적 변형을 동반하므로, 치료 후에도 무너진 척추 균형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이 필수적이다. 평소 허리를 굽히거나 바닥에 앉는 좌식 생활을 피하고 척추의 S자 곡선을 유지할 수 있는 입식 생활을 권장한다. 운동은 약해진 척추를 지지해 줄 코어 근육 강화에 집중하고, 척추에 충격을 주는 과격한 구기 종목은 피해야 한다. 조깅이나 제자리 걸음은 뒤꿈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앞꿈치가 먼저 닿도록 해야 한다. 걷기가 힘들다면 허리를 펴고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