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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보행의 숙명, 하지정맥류…병행 치료가 완치율 높인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11-13 (수) 10:05 조회 : 33
- 머리카락 2, 3개 굵기 파이버
- 혈관에 넣어 레이저 폐쇄술
- 신경 가까운 부위엔 경화요법
- 둘 장점만 취해 최소 절개·마취
- 완치 후에도 정기적 검진 필수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더 중요한 시대다. 이를 위해 신경 써야 할 질환 중 하나가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는 인간의 직립보행으로 발생한다. 숙명적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다리에 무리를 가하는 시간 역시 더욱 늘어남으로써 하지정맥류의 발병 위험도 그만큼 커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김병준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숙명적인 질환’ 하지정맥류의 치료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의 김병준 대표원장이 하지정맥류 환자에 대해 시술하고 있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제공
■ 원활한 정맥 순환, 기본 치료원리

다리의 정맥 혈액의 정상적인 흐름은 심장 방향이다. 중력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혈액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판막’이다. 판막은 혈액이 정상적으로 올라갈 때는 얇은 막으로 된 문을 열고, 아래로 역류할 때는 문을 닫아 하지의 정맥 혈액이 정상 이동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혈관이 약해지고 판막이 손상되면 정맥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는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다리 아래 혈액이 정체돼 정맥 내 혈압이 높아지면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커진 혈관으로 피부 겉면에 실핏줄, 푸른 혈관, 울퉁불퉁한 혈관 돌출 증상이 나타난다. 보이는 혈관이 없더라도 다리 통증, 무거움증, 야간 근육경련, 부종, 다리 피로감, 다리 가려움증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기본적인 치료 원리는 판막 손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병든 혈관을 제거하거나 폐쇄해 정맥 순환을 다시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통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피부를 절개해 병든 혈관을 뽑아내는 발거술이 있다. 2000년대 이후 열에너지를 통해 혈관을 변성시켜 폐쇄하는 정맥 내 열 치료가 도입됐다. 그 대표적인 것이 레이저와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 폐쇄술이다. 열을 가하지 않고 약물이나 의료용 액상접착제를 이용한 비열 치료방법도 있다.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은 초음파를 보면서 문제 혈관에 거품 형태의 혈관경화제 약물을 주사해 혈관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 ‘레다스 응용 치료법’ 완치율 높여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 김병준 대표원장이 추천하는 치료법은 치료할 혈관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 병행하는 이른바 ‘레다스 응용 치료법’이다. 그가 20년간 하지정맥류를 중점 진료·연구한 결과다. ‘레이저 정맥 폐쇄술’과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병행한다. 이는 피부 절개 없이 최소 절개, 최소 마취만으로 치료하므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먼저 ‘레이저 정맥 폐쇄술’은 머리카락 두세 가닥 굵기의 파이버를 혈관 안에 삽입해 열에너지로 문제가 된 혈관을 폐쇄하는 치료법이다. 유럽 임상진료지침상 우선해서 권고하는 열 치료 방법 중 하나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사타구니에서 발목까지 내려오는 대복재정맥은 주로 레이저 정맥 폐쇄술을 시행한다.

이어 신경과 가까워 열 손상의 위험이 있는 부위와 병적인 가지혈관에는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한다. 김병준 원장은 “이렇게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병행하면 큰 줄기의 원인혈관뿐만 아니라 문제가 있는 작은 혈관까지, 더욱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도 이 같은 병행치료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논문이 다수 있다. 2021년 발표된 한 논문에 의하면 ‘레이저 정맥 폐쇄술’과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병행하고 추적 검사를 진행해 필요 시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추가로 시행한 결과 환자 200명 중 198명이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99%의 완치율이다.

■ “건강검진하듯 재발 가능성 추적”

치료 후 환자 개인 차원의 관리도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는 치료 부위에서 신생혈관이 생성되거나 치료 당시에는 정상적이었던 혈관과 관통정맥이 병적으로 진행되면서 재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맥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가벼운 걷기 수영 스트레칭이 권장된다.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어야 하는 경우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이 좋다.

의료적 관리 역시 필수적이다. 장기검진 시스템을 통해 완치 후에도 1∼2년에 한 번 건강검진처럼 혈관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재발 가능성을 지속해서 추적·확인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혈류 발견 시에는 외래에서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통해 사전에 재발을 차단하는 시술을 받도록 한다.

김병준 원장은 “뛰어난 치료법이 많이 개발·도입됐지만, 완벽한 치료법은 없는 터라 각 치료법의 장점을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는 병행 치료법을 고안하게 됐다”며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 치료하고 그후에도 꾸준히 검진을 진행하면 재발 우려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하지정맥류를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