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 등 합병증 동반한 고도비만 - 비만대사수술 때 건보 적용 가능 - 위장 70~80% 절제해 용적 축소 - 식단·운동·검진 등 관리 잘 하면 - 초과체중 70% 이상 감량 기대
비만은 말 그대로 ‘지방이 정상치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이다. 그러나 비만은 더는 외모의 문제에 끝나지 않는다. 비만은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 비만을 단순한 체형의 이상이 아니라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근골격계 및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의 위험도와 사망률을 모두 높이는 질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은 이러한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 건강 등 건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BMI(체질량지수) 35 이상인 병적비만(고도비만) 환자는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남성과 청년층에서 그 속도가 가파르다.
이에 따라 비만을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 의료적 질환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웰니스병원 외과 전문의 김지헌 원장은 “병적비만은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미용 목적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대사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외과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 했다.
웰니스병원 외과 전문의 김지헌 원장이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 “병적비만, 식습관 문제만은 아냐”
병적비만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단순한 과식이나 운동 부족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증 ▷기분장애 ▷수면장애 ▷고열량 식품 노출 ▷약물 부작용 ▷환경 및 유전적 요인 등이 비만을 유발한다.
BMI가 30 이상이면 병적비만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 경우 고혈압 당뇨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여성의 경우 다낭성 난소증후군 불임 등이 함께 발생할 확률이 매우 크다. 이러한 합병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암 발병률까지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과거에는 비만수술에 관해 ‘미용 목적’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명확히 질병 치료 목적의 수술로 인정받는다. 2019년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수술의 문턱도 낮아졌다. 다음과 같은 기준에 해당하면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다. ▷BMI 35㎏/㎡ 이상 ▷BMI 30㎏/㎡ 이상이면서 당뇨 고혈압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 ▷BMI 27.5~30㎏/㎡이면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등이다.
김지헌 원장은 “비만수술은 생명을 구하는 치료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사질환을 개선하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치료법이라는 점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비만대사수술 중 가장 많이 선택되는 수술법은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이다. 전체 비만대사수술의 70% 이상이 이 수술법을 따르고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복강경을 통해 위의 70∼80%를 절제해 위의 용적을 80∼100㏄ 수준으로 줄이는 수술이다. 수술 이후 위는 마치 바나나 모양처럼 길쭉하게 남으며,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 부위(위저부)를 함께 절제해 식욕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위소매 절제술은 초과 체중의 50∼70%의 감량을 할 수 있다. 수술 후 위내시경술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위암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도 유리하다. 고혈압 당뇨 등 대사질환의 동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복강경으로 시행하므로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다.
■ 수술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 이후’
수술은 출발점일 뿐이다. 김지헌 원장은 “위소매절제술 후 6개월에서 1년은 환자의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재정비하는 골든타임이며, 이 기간의 관리가 수술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수술 이후에는 전문의의 지도 아래 고단백 위주의 식단,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인 검진 등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이 과정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초과체중의 70% 이상을 감량할 수 있으며, 재발률도 낮출 수 있다.
병적비만이 더는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치부돼선 안 된다. ‘당신의 탓’이 아니다. 병적비만은 분명히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따라서 조기에 개입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삶의 질을 보장받는 길이다.
김지헌 원장은 비만대사수술과 관련한 세간의 오해가 있는 데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병적비만으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건강이 위협받는다면, 더는 고민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만대사수술은 안전한 치료 방법이며, 여러분의 삶을 다시 되찾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