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 앞 뒤 옆 움직일때 ‘찌리릿’ - 뇌경색 증상 유사…천천히 진행 - 비수술적으로는 근본치료 안돼
#1. 젊은 시절 창던지기 선수였던 한 여성은 점차 양손이 어둔해지면서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기 어렵고 걸음도 비틀거리자 병원을 찾았다.
#2. 별다른 힘쓰는 일을 하지 않는 한 남성은 목을 숙이거나 젖힐 때마다 전기가 오듯 찌릿한 통증이 등줄기와 어깨로 뻗쳐서 운전을 하기 어렵고 일상생활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센텀종합병원 척추센터 표세영 교수가 경추 관련 질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이런 사례는 경추척수병증에 해당한다. 경추의 통로를 통과하는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리면서 척수신경 내부에 혈액순환장해가 발생, 신경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마치 뇌경색과 같은 것이 척수에 오는데, 뇌경색처럼 갑자기 발병하지 않고 천천히 오는 게 특징이다. 부산센텀종합병원 척추센터 표세영 교수의 도움말로 경추척수병증을 위시한 경추 관련 질환에 관해 알아본다.
■ 경추신경병증 관련 위험 신호들
경추척수병증은 가벼운 외상으로 급격히 악화돼 호흡곤란이나 사지마비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척추의 ‘준 응급질환’으로 간주된다. 목디스크로 진단받았더라도 중심성으로 심하게 척수를 누르게 되면 척수병증 증상이 올 수 있으므로 목디스크의 심각한 형태는 경추척수병증으로 볼 수도 있다.
통상 목디스크는 말초신경질환으로, 대개 튀어나오는 방향에 따라 한쪽 상지에만 증상이 국한돼 발병한다. 이와 달리 경추척수병증은 중추신경질환으로, 대개 양쪽 상지와 손에 증상이 오고 심하면 하지까지 증상이 생기는데, 뇌경색처럼 반신마비가 아니라 목 아래로 전신적인 사지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경추척수병증의 증상은 척수의 허혈로 시작돼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시작되므로 병원을 찾는 게 늦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한다.
일상생활 중 고개를 돌리거나 앞뒤로 움직일 때 어깨나 등으로 강한 전류가 흐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경추신경병증일 가능성이 크다. 손, 손가락의 감각과 힘이 어둔해 병이나 캔을 잘 딸 수 없거나 펜으로 글을 잘 못쓰고, 젓가락을 사용하기 불편한 경우도 위험신호다. 그리고 손이나 팔의 근육이 과거보다 말랐다면 근육의 위축이 온 상태이므로 위험신호이다. 보행장애로 나타나는 경우는 특히 더 위험하다. 경사길이나 조금 울퉁불퉁한 길에서 중심잡기가 확실히 어렵다면 매우 위험한 단계다.
■ 뇌경색 환자처럼 영구장애 남아
경추신경병증 치료의 원리는 눌린 신경의 압박을 해소해 신경의 혈액순환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신경을 누르는 병소와 이로 말미암은 신경의 혈액순환장애는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할 수 없다. 척수가 눌리는 것을 해소하는 게 혈류를 회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바닥에 있는 호스를 밟으면 흐르던 물이 중단되고 발을 떼면 다시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중요한 점은 혈류회복을 위한 수술적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은 더 죽게 되고 신경증상은 지금까지 진행해왔듯 더 심해질 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경우 늦게 나마 수술로 병소를 제거해 혈액순환을 회복시킨다고 해도 뇌경색 환자 중 반신마비가 회복되지 않는 것처럼 영구적인 장애가 전신에 남을 수 있다.
수술법에는 크게 목의 앞쪽으로 하는 전방 감압법과 목의 뒤쪽으로 하는 후방 감압법이 있다. 경우에 따라 각각 최소침습적 방법이나 내시경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대개 이 병은 단발성보다는 여러 분절에 걸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예가 많다. 이럴 때는 척추 축의 균형이 어떠한지, 척수신경을 누르는 병소들이 어디에 주로 있는지에 따라 전방과 후방 수술을 결정한다.
마비 증상이 없고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이 경미한 증세라면 별다른 조치 없이 경과 관찰만 하기도 한다. 반대로 수술이 필요하지만, 전신적인 상태가 좋지 않아 마취가 어려운 경우에도 경과 관찰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예에서 간헐적으로 약물요법, 물리요법, 주사요법, 보조기 착용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치료라고 하기보다는 대증요법이다.
■ 거북목 유발하는 습관들 고쳐야
예방과 관리는 경추척수병증의 원인에 따라 다르다. 퇴행성 척추질환이 원인이라면 S자 척추균형을 바르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 책상다리나 벽에 기대 앉는 좌식생활을 한다면 의자에 앉는 입식생활로 바꾸는 게 좋다. 베게는 목의 뒷굽에 맞는 높이면 된다. 고개를 숙인 자세로 휴대전화를 오래 본다든지, 노트북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낮게 해서 본다든지, 소파에 몸이 너무 묻힌다든지 할 때 고개가 숙여진 자세가 고착될 수 있다.
척추의 S자 균형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데 좋은 운동으로 제자리 걸음도 괜찮다. 뛸 때에는 반드시 뒤꿈치보다는 앞꿈치에 힘이 가게 한다. 등과 허리를 펴고 늘 시선의 고도를 높인 채 실내자전거를 타는 것도 도움이 된다.
표세영 교수는 “경추척수병증의 원인이 후종인대골화증과 같은 선천적인 원인이라면 현재 의학적으로 별다른 예방법이 없다. 그래서 더욱 관리가 중요하다. 평상시 운동을 할 때 낙상 등의 외상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