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아 상태 심각한 고령환자 많아 - 까다로운 부가수술 필수로 동반 - 환자 체력·감염위험도 고려해야
이제는 ‘오래 사는 것(Living longer)’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Living well)’이 화두다. 그중에서도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단연 ‘치아 건강’이다. 치아 상실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뺏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양 불균형에 의한 전신 건강 악화와 소화 장애, 나아가 대인기피증이나 인지 기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치아를 모두 잃은 무치악 환자의 유일한 대안이 ‘틀니’였지만, 최근에는 자연치아의 기능과 심미성을 90% 가까이 회복할 수 있는 ‘전악 임플란트’가 보편화됐다. 하지만 전악 임플란트는 치과 치료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은 수술로 꼽힌다. 부산 플란치과병원 하정식 대표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전악 임플란트의 중요성과 성공적인 치료를 위한 요건을 알아본다.
부산 플란치과병원 하정식 대표원장이 환자의 치아를 확인하고 있다. 플란치과병원 제공
■ “치료 초기의 설계, 전체 성패 좌우”
오랜 기간 틀니를 사용해 온 70대 A 씨는 식사 시간이 늘 고역이었다. 조금만 딱딱한 음식을 씹어도 잇몸이 눌려 통증이 심했다. 틀니가 빠질까봐 대화 도중 마음껏 웃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입맛이 떨어져 체중이 급격히 줄면서 기력마저 쇠해졌다. 이는 A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틀니는 잇몸 위에 구조물을 얹는 방식이므로 고정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자연치아 대비 저작력(씹는 힘)이 20∼30% 수준에 불과해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섭취하기 어렵다.
더욱 큰 문제는 ‘잇몸뼈 흡수’다. 치아가 빠진 잇몸뼈는 적절한 자극이 가해지지 않으면 서서히 소실되는데, 틀니가 잇몸을 지속적으로 짓누르면서 뼈의 흡수를 가속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잇몸이 낮아지고 틀니는 더 헐거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와 달리 전악 임플란트는 위아래 잇몸뼈에 각각 7∼10개 정도의 임플란트(인공치근)를 심고 그 위에 보철물을 연결해 전체 치아를 복원하는 방식이다. 잇몸뼈에 단단히 고정되므로 자연치아의 80% 수준까지 저작력을 회복하며, 잇몸 통증이나 탈락의 우려가 없다. 입천장을 덮지 않아 음식의 맛과 온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 역시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전악 임플란트는 단순히 치아를 심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무너진 교합(맞물림)을 재건하고 얼굴의 형태까지 고려해야 하는 ‘재건축’ 수준의 대수술이다. 따라서 그 어떤 치료보다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하정식 대표원장은 “치아가 하나도 없다면 기준점이 없으므로 위턱과 아래턱의 수직적·수평적 관계를 정확히 계측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초기 단계의 설계가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 결국 ‘의사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디지털 장비가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결국 환자의 입안에서 수술을 집도하는 것은 의사의 손이다. 특히 전악 임플란트를 고려하는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거나, 장기간 틀니 사용 또는 만성 치주염으로 잇몸뼈가 종잇장처럼 얇아진 사례가 많다.
이처럼 뼈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임플란트를 심으면 초기 고정력을 얻지 못해 실패할 확률이 크다. 따라서 부족한 뼈를 보강하는 ‘뼈이식(골이식) 수술’이나, 위턱의 빈 공간(상악동)을 들어 올려 뼈를 채우는 ‘상악동 거상술’과 같은 고난도 부가 수술이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이는 일반적인 임플란트 수술보다 훨씬 까다롭고 복잡한 과정이다. 환자의 전신 질환(당뇨 고혈압 등) 유무를 파악해 감염 위험을 관리해야 하며 수술 시간을 최소화해 환자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는 노련함도 필요하다.
하 원장은 “전악 임플란트는 치과 영역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종합 예술과도 같다. 같은 장비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전체 치아의 교합을 맞추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므로, 다양한 케이스의 난치성 환자를 치료해 본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제3의 치아’… 사후관리는 필수
성공적인 수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후관리다. 임플란트 자체는 썩지 않지만, 관리가 소홀하면 임플란트 주위 잇몸에 염증(임플란트 주위염)이 생겨 뼈가 다시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치아와 달리 신경이 없어 염증이 생겨도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 후 올바른 칫솔질은 물론 치간 칫솔, 워터픽 등 구강 위생 용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철물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해 나사 풀림 여부, 잇몸 뼈 상태, 교합 상태 등을 점검받아야 한다.
하 원장은 “100세 시대에 남은 30∼40년의 인생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기 위해 치아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전신 질환이 있거나 뼈가 약해도 의료진의 실력에 따라 충분히 치료하는 길이 있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정확한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오복(五福) 중 하나인 건강한 치아. 이는 노년의 존엄과 활력을 되찾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