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백질 섭취 늘리고 운동 병행 - 비만자 체중 10% 줄이면 호전 - 효과 없을 땐 약물 치료 고려를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서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방간이 심해지면 피로감과 허기증이 더해지고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경변증, 간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간암 및 간 질환 권위자인 센텀종합병원 한상영(전 동아대병원 교수) 간센터장은 지방간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큰코 다칠 수 있는 셈이다. 한 센터장으로부터 지방간이 중요한 이유와 치료 예방에 대해 들어봤다.
센텀종합병원 한상영 간센터장이 지방간 질환의 중요성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으로 많이 쌓이는 질환이다.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알코올성은 과도한 음주가 주된 원인이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과 연관성이 크다. 지방간은 음식물 등으로 섭취한 지방질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일어난다.
한상영 센터장은 “최근 임상연구를 수행했는데, 비만과 간염 수치 상승으로 병원에 온 환자들의 과반수가 지방간염 혹은 간경변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방간은 간만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증 및 심혈관 질환, 뇌졸중, 그리고 간암 췌장암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방간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알코올성은 먼저 술을 끊어야 한다. 비알코올성은 원인이 되는 대사증후군을 치료하는 것이 기본이다. 식이 조절과 체중 감량, 운동, 약물 치료 등으로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면 지방간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 조절이다.
정상 간(왼쪽)과 지방간.
한 센터장은 “지방간의 치료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지방간 질환자들은 주로 탄수화물 (특히 과당)을 너무 많이 섭취한다. 그보다 단백질·지방 섭취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단 과일이나 밀가루 제품, 설탕이 함유된 식음료, 탄수화물이 많은 견과류 등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사는 하루 두 끼를 먹는 것이 좋고, 시간이 허락하면 오후 3~4시에 단백질·지방 위주의 식사를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간 비우기’를 하면 쉽게 조절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물론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좋지 않다. 문제는 탄수화물이지 지방식이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세포막 및 비타민D·호르몬 합성을 하고, 영양분의 전달체로서 꼭 필요하다.
한 센터장은 “환자 A 씨(30대 남성)의 경우 심한 피로감을 느끼면서 수개월 전보다 체중이 10kg 이상 늘었고 간염 수치 및 혈압도 높아졌다. 검사 결과, 중증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3개월간 식이요법만으로 10㎏ 을 줄인 후 지방간이 없어졌고, 혈중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도 중요하다. 비만한 사람은 체중의 10% 정도를 줄이면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량은 식이요법 및 운동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 감량과 내장지방 연소에 도움을 준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간 기능을 높여준다. 따라서 1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 강도 이상의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한상영 센터장은 “감량, 식사 조절, 운동 등으로도 지방간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염증이 있는 지방간 상태에서 고지혈증이나 당뇨약을 복용하면, 심혈관 개선에 효과가 미미하고 약물 농도만 높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