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꼴 발병 - 과체중 당뇨 우울증 등 증상 다양 - 남성호르몬·배란 등 검사해 진단
- 가볍게 4시간·격하게 2시간 이상 - 매주 운동 습관들이면 치료 도움 - 유산·저체중아 출산 가능성 낮춰
난임 치료를 할 때 비교적 쉬운 경우도 있지만, 다소 까다로운 사례도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다. 난임의 주요 원인인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내분비 질환으로, 여성 10명 중 1명꼴(빈도 10~13%)로 해당된다. 청소년기부터 폐경 후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여성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세화병원 이정형(난임 전문의) 부원장의 도움말로 이 질환의 증상과 진단, 치료 예방에 대해 짚어봤다.
임신이 되지 않아서 병원 방문이 필요하거나 평소 생리불순에 과체중 현상이 있으면, ‘다낭성 난소증후군’(난임의 주요 원인)을 우선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세화병원 이정형(난임 전문의) 부원장이 환자에게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관련한 진료를 하고 있다.
■ 주요 증상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무월경 등의 생리불순, 몸에 굵은 털이 많이 나거나 여드름, 과체중의 비만, 당뇨, 우울증 등 환자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장기간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과거에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 질환과 관련된 분야(내분비내과 산부인과 부인과 등)뿐만 아니라 영양학 운동생리학 비만관리 등의 영역도 포함되면서 종전보다 진단 기준이 단순하게 변화하는 추세이다.
■ 진단 기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임상적·생화학적 안드로겐(남성호르몬) 과다증 ▷배란기능 장애 ▷초음파상 다낭성 난소(올해부터는 초음파 대신 혈액검사인 항뮬러호르몬을 진단에 사용 가능함. 다만 위의 2가지 검사를 한꺼번에 하는 것은 불필요) 등이 그것이다. 이들 3개 중 2개 이상일 때 진단된다. 증상만으로도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불규칙한 월경주기의 경우 초경 후 1~3년 미만은 21일 미만 또는 45일을 초과하거나, 초경 후 3년부터 폐경 전후까지는 21일 미만 또는 35일 이상, 그리고 연간 생리횟수가 8회 이하이거나 초경 후 1년에서 한 번에 90일 이상일 때를 말한다. 안드로겐 과다증에는 여드름, 다모증, 여성형 탈모증이 포함된다.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이 없는 경우는 혈액검사로 남성호르몬 상태를 측정하는데, 피임약을 복용 중이면 최소 3개월을 중단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한쪽 난소에서 2~9mm 크기의 난포 수가 10개 이상 보여야 진단된다. 혈청 항뮬러호르몬(AMH)은 성인의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정의하는데 사용한다. 불규칙한 월경주기와 안드로겐 과다증이 있으면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AMH의 1가지만으로는 다낭성 난소증후군 진단 검사로 사용하지 않는다.
■ 개선 방법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환자 스스로도 운동과 식사량 조절, 체중 감량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과체중인 경우가 많아서 체중관리(5~10% 감량)로도 증상 개선이 기대된다. 예를 들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지침을 보면 체중 증가 예방과 건강 유지를 위해 성인(18~64세)은 1주당 최소 150~300분의 중강도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활동, 그에 상응하는 활동을 목표로 한다. 이들 2가지를 1주일 내내 병행하는데 1주일에 두 번을 연달아 하지 말고 건너뛰는 방식으로 근육강화 활동을 한다. 적당한 체중 감량 및 체중 회복을 포함한 건강상의 이점을 촉진하려면 성인은 중강도 활동을 주당 최소 250분, 격렬한 활동을 주당 150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이정형 부원장은 “이들 기준을 실천하는 것은 난임 치료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당뇨병,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자궁내막암 등의 발병 위험을 줄이는데도 좋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의할 사항
임신이 되지 않아 병원 방문이 필요한 경우, 그리고 평소 생리불순이고 과체중이 있으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우선 의심해 봐야 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인 경우에는 병원 방문 전에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고 당뇨 및 심혈관질환을 미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세화병원 이정형 부원장은 “평소 관리를 잘 하면, 난임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배란 유도제 투여량 감소와 난소의 반응 증가,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으면 임신 중 산모의 체중 증가와 유산, 임신성 당뇨병, 임신 중 고혈압과 자간전증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태아의 자궁 내 성장 억제, 저체중아, 조기 분만, 제왕절개 등의 합병증도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난임 치료 전에 미리 잘 관리하면 합병증 발생을 줄여서 건강한 아기를 출산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