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확실하지 않은 ‘특발성’ - 커피 등 자제하면 증상 완화 - 휴지·비누 과도한 사용 금물
- 알레르기 등 인한 ‘이차성’ - 질환 파악해 치료하면 개선 - 항문 주위 건조한 상태 유지
항문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 중 하나이다. 이 같은 항문과 그 주위 피부가 가려워 자꾸 긁게 되면 항문소양증(항문 가려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는 하나의 증상이며 특별한 질환으로 보지는 않는다. 항문 주위에는 신경조직이 많기 때문에 어떤 자극에도 민감하게 작용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항문소양증은 특히 야간에 증상이 심한 경우가 많아서 수면을 방해하거나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웰니스병원 김경래(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원장의 도움말로 항문소양증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 항문 소양증(가려움증)은 대부분 섭취 음식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웰니스병원 김경래(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원장이 항문소양증 관련 환자에게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항문소양증은 항문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만 생긴다?(X)
특별한 원인 없이 항문이 가려운 것을 특발성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이는 전체 항문소양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항문소양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항문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항문소양증의 대부분은 원인이 확실치 않고, 생활습관과 음식 섭취 문제가 원인이다. 과체중이어서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평소 꽉 끼는 속옷을 입는 경우, 오랫동안 앉아서 일을 하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환경에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
또 스트레스나 긴장, 불안 등의 상태가 지속되면 항문가려움증을 느낄 수 있다. 변을 본 후에 항문을 너무 깨끗하게 세정하거나 휴지로 오래 닦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복적인 자극은 항문 피부를 더 약하고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려움증이 생기면 증상이 오래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음식 때문에 항문이 가려울 수 있다?(O)
특발성 항문소양증의 대부분은 섭취 음식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경우에는 항문 자극 음식을 섭취하고 있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주의할 음식은 커피다. 커피는 우리 몸의 괄약근(항문 조임근)을 이완시켜 안쪽의 분비물이 조금씩 흘러나올 수 있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항문 주변을 예민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술과 콜라, 초콜릿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매운 음식과 유제품도 주의해야 한다. 개인에 따라 변비와 설사 유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발성 항문소양증은 치료 가능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가려움증을 없애주는 약물 치료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증상을 완화해 주는 것으로, 완치시키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점검해 항문을 세게 닦는 습관을 교정하고, 음식 조절과 함께 항문의 습한 환경을 점검해 세정 후 잘 말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앓고 있던 질환 때문에 항문소양증이 생길 수 있다?(O)
항문 주위의 직접적인 질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피부질환과 알레르기, 혈액순환 장애, 전신 질환 등 특별한 병적 상태로 인해 가려움증이 발생하는 것이 이차성 항문소양증이다. 이는 원인 질환을 파악해 치료하면 항문소양증을 개선할 수 있다.
■항문소양증은 무조건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X)
항문과 그 주위 피부가 가려운 소양증 이미지.
항문 주변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배변 후 세정제와 비누로 너무 박박 닦는 경우가 많다. 항문에 과도한 자극을 주면 피부의 유분이 벗겨지면서 항문이 더 건조해지는 경우가 생기고,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극이 없는 부드러운 세정제 또는 맹물로 가볍게 닦은 후 물기 없이 건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웰니스병원 김경래 원장은 “항문소양증은 흔하게 발생하지만, 완치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처방 약물들은 원인 해결보다 증상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약의 도움을 받더라도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항문소양증도 빨리 개선할 수 있다”면서 “특히 커피와 매운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원인 유발 음식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발성 항문소양증 환자의 대부분은 항문의 피부가 하얗고 맨들맨들해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꺼워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는 변을 본 후에 항문을 휴지로 과도하게 문지르는 습관, 비누를 이용한 과도한 세정으로 피부가 약해져 가려움증을 유발하게 된다.
김경래 원장은 “항문에 과도한 자극을 주지 않고 습하지 않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항문소양증 예방은 모든 질병과 동일하다.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와 건강한 식습관, 하루 10분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잘못된 배변 습관으로 인한 설사와 변비를 예방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