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패치·먹는 약 등 치료법 많아 - 장기 복용하면 정자 감소 부작용 - PSA검사 포함 전문의 상담 필수
중년 남성 A(60대) 씨는 지난해부터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우울감이 드는 때도 많아졌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한동안 받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 비뇨의학과 검진에서 남성갱년기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고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시작한 후로는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부산센텀병원 박남철(비뇨의학과) 경영원장은 “중년 남성에게서 혈중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을 적정 수준 유지하는 것이 성 기능을 포함한 남성의 전신 건강에 중요하고, 삶의 질 증가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한다. 박 원장이 환자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보통 남성 갱년기라고 하면, 발기부전이나 성 기능 장애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 외에도 증상이 다양하다. 이 질환은 혈중 남성호르몬 저하가 원인이라, 부족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 주면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 보니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비뇨의학 권위자인 박남철(사진) 부산센텀병원 경영원장(비뇨의학과)의 도움말로 그 요법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 몸에서 남성호르몬은 머리의 뇌부터 발끝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남성 갱년기는 성 기능 문제뿐만 아니라 인지장애 우울감 기분 저하 만성 피로 무기력 수면장애 그리고 안면 홍조 빈맥 식은 땀 등의 심혈관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복부 체지방 증가와 근력 감소 같은 근골격계 증상도 마찬가지이다. 그 외에도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 발병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
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중년 남성에서 혈액검사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ml 이하이면 갱년기 치료가 필요하다. 혈액 채취는 오전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채취시간은 환자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먹는 약, 몸에 바르는 젤, 패치, 주사제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3개월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가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이라 널리 사용된다. 이렇게 남성호르몬을 보충하면 성 기능, 행복감, 기분 향상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장기간 보충할 경우 골밀도 근력 스테미너 증가와 전신 신체 상태 호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부작용도 조심해야 한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인데 호르몬을 보충하면 고환 내 정자 생성이 감소하고 전립선이 커질 수 있다. 또 수면무호흡증이나 적혈구 증가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최근 3~6개월 내 심혈관계 질환이 있었거나 전립선암 확진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충요법을 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의 상담과 검사 등을 선행해야 한다.
박남철 원장은 “전립선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국제 전립선증상 점수표’(IPSS) 기준에서 중증이라도 일단 보충요법을 시작한다”면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는 4ng/ml을 기준으로 하되 2.5~4ng/ml에서도 첫 1년간은 3개월마다 PSA검사로 추적 관찰하면서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립선암 환자의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완치 판정이 선결요건이나, 치료 종결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재발 소견이 없으면 보충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뇨의학과 외래환자 중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데도 별 증상이 없거나,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잠재적인 환자들도 많다.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성 기능을 포함한 남성의 전신 건강에 매우 중요하고, 나아가 삶의 질 증가와 평균수명 연장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박남철 원장은 최근 개최된 부산지방남성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남성호로몬 보충요법의 최전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에서는 ‘폐암 환자의 표적 치료’(이민기 부산대병원 교수), ‘인간 수명 연장의 최근 연구 동향’(김철민 쓰리빅스 의료과학기술고문) ‘항노화에서 세포치료 최신 동향’(윤진한 부산센텀병원 연구원장·전 동아대병원장)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