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런 콧물 등 감기와 증상 유사 - 만성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 - 항생제 등 약물치료 안 통할땐 - 내시경 수술로 빠른 회복 기대
감기로 오인해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화되면 수술이 필요한 이비인후과 질환이 있다. 환절기 불청객으로,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이다. 좋은삼선병원 이비인후과 진효승 과장의 도움말로 부비동염의 증상과 진단, 예방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좋은삼선병원 이비인후과 진효승 과장이 부비동염 환자의 비강내시경 촬영 후 이상소견을 설명하고 있다.
■ 감기 같은, 감기 아닌 호흡기 질환
부비동염을 이해하려면 우선 부비동(副鼻洞)에 관한 설명이 필요하다. 부비동은 코 주변 얼굴 뼛속에 있는 빈 공간으로, 콧속과 연결돼 공기가 드나들고 분비물이 배출되는 곳이다. 머리(뇌)를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부비동염과 감기는 모두 호흡기와 관련된 질환이지만, 서로 다른 병이다. 감기는 주로 비강(콧속)이나 비인두(코 뒤쪽의 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반면 부비동염은 코 주위에 있는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부비동과 비강을 연결하는 작은 통로가 다양한 원인의 영향으로 막히면서 환기가 잘 안 되고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고여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고름이 쌓이며, 흔히 축농증이라 불리는 부비동염이 생긴다.
부비동염의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다. 주요 증상으로 코막힘, 누런 콧물, 후각 감퇴,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기침 등이 있다. 코막힘이 심하면 늘 머리가 무겁고 두통을 호소하며 묵직한 압박감에 따른 안면부 통증도 발생한다. 안구 주위가 부어오르는 종창과 미열, 심지어 치통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염증이 발생하는 부비동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며, 전신 증상으로는 권태감과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부비동염은 발생 기간에 따라 4주 이내의 급성 부비동염과 12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부비동염으로 나뉜다.
급성 부비동염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말미암아 비강과 부비동을 연결하는 자연공이 막혀 분비물이 배출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시작되지만, 이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동반될 수 있다. 이외에도 치아 감염, 코의 구조적인 문제 즉 해부학적 이상, 외상 등이 부비동염을 유발할 수 있다.
■ 내시경수술, 회복 ↑ 흉터는 ‘없음’
부비동염은 환자의 증상과 병력만으로도 의심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비강내시경을 통해 코 내부를 관찰, 화농성 분비물이나 점막 충혈 여부를 우선 확인한다. 필요하면 엑스(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부비동 상태를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전자는 기본적으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혈관수축제,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비강 세척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해부학적인 문제가 있으면 내시경을 이용한 부비동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코 안으로 내시경과 기구를 넣어 수술을 진행해 회복 기간이 빠르고 흉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벼운 부비동염은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 특히 얼굴이나 눈 주위에 봉와직염, 시신경염이, 심할 땐 실명까지 갈 수 있다. 드물게 뇌수막염이나 뇌농양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부비동염 예방을 위해서는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 후 반드시 손을 씻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의하는 등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며,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유발 요인을 피하고 초기 증상을 약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염수로 비강 세척을 꾸준히 하면 부비동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좋은삼선병원 이비인후과 진효승 과장은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부비동염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적절한 예방과 관리를 통해 부비동염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고 건강한 호흡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