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이다. 이는 일상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인건비 물류비 등의 상승은 외식 비용을 크게 증가시킨다. 최근에는 점심(Lunch)과 물가상승(Inflation)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점심값 급등으로 점심을 외부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외식보다는 저렴하고 편리한 편의점 식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에서는 수요 증가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 초가공식품이라는 점이다. 대동병원 내과 김재한 과장의 도움말로 초가공식품과 건강 문제에 관해 알아본다.
대동병원 내과 김재한 과장이 외래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 혈당스파이크, 인슐린 문제 유발
초가공식품은 보존료 감미료 인공 색소 향료 트랜스지방 등의 식품첨가물을 다량 포함한 것으로, 많은 가공 과정을 거쳐 제조한 식품이다. 원재료 특성이나 성분을 가능한 유지하면서 보존 등 이유로 진공 저온살균 건조 통조림 등의 방법으로 가공한 가공식품과는 다르다.
냉동식품 즉석요리식품 가공음료 패스트푸드 등은 맛과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많은 화학적 가공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까닭에 영양 밀도는 낮고 에너지 밀도 즉, 칼로리가 높다. 지방 당 나트륨 등의 함량이 높은 예도 많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지방 고당 고나트륨 식품은 우리 몸의 소화 과정을 더디게 만들어 위장에 부담을 준다. 그 결과 위염이나 속 쓰림, 더부룩함, 소화불량 등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고지방식은 위장 점막을 자극해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혈당이 올라간다. 그러나 초가공식품에 다량 포함된 단순 당이나 정제된 탄수화물은 빠르게 체내에 흡수돼 혈당 상승을 더 급격하게 만들어 혈당 스파이크로 이어질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란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 후 급격하게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다. 우리 몸은 급격하게 올라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잦은 혈당 스파이크는 췌장에 부담을 주므로 인슐린 저항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당뇨병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고 먹은 음식이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 등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아스파탐 스크랄로스 등 인공감미료나 첨가물은 일부 연구에 의하면 장내 미생물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내 유익균 성장을 방해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일으키므로 장의 민감성을 증가시키며, 가스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밀프랩 준비 시 건강하고 효율적”
대동병원 김재한 과장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신선하고 자연에 가까운 식품을 선택하고 과도한 가공식품과 첨가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초가공식품은 저렴하고 간편하지만, 전반적인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고 다른 방법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점심 비용을 줄이면서 양질의 식사를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밀프랩(Meal Prep)이 있다. 사전에 음식을 대량 준비해 일주일 동안 매일 쉽게 먹을 수 있게 용기에 나눠 놓는 방법이다. 한 번만 시간을 내 만들어 놓으면 이후 데우거나 바로 섭취하면 되므로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외식을 줄이며 건강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이점이 있다. 현미밥 닭가슴살 계란 두부 채소 고구마 콩 등의 일주일 치를 미리 준비해 1인분씩 냉장 보관한 뒤 점심시간에 간단하게 데워 먹으면 효율적으로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다.
대동병원 김 과장은 “부득이 편의점 등에서 식품을 사야 한다면 라벨을 통해 영양성분표를 확인해야 한다. 나트륨 당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지 잘 살펴서 첨가물이나 화학성분이 다량 포함된 제품은 가급적 피하고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식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샐러드, 과일 컵, 채소 스틱, 그릭요거트, 견과류, 통곡물 샌드위치, 현미밥, 저염 김, 저지방 우유 등은 그 좋은 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