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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보다 무서운 갱년기…건강검진 받고 ‘몸 가꾸기’로 극복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1-08-24 (화) 13:40 조회 : 390
- 男, 40대 이후 호르몬 수치 감소
- 신체기능 저하·기억력 감퇴 증상

- 女, 폐경 탓 변화 급격히 나타나
- 얼굴 홍조·식은땀·근육통 등 발생

- 갱년기 평균 6~8년… 노년 질 좌우
- 호르몬 투여·항우울제 약물 치료
- 균형 있는 식사·운동요법도 중요

매사에 활동적이던 A(여· 55) 씨는 요즘 불면증과 함께 만사가 귀찮아지고 기억력마저 떨어지는 것을 느껴 혹시 조기 치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사 임원인 B(남·56) 씨는 드라마를 보며 울고 있는 자신을 보고 스스로 놀라면서 그간 자신의 삶에 대한 공허함을 느낀다.
 

■신체적, 정신적 변화 잇따라

갱년기는 남녀 모두에게 나타나지만, 폐경이라는 생리현상을 지닌 여성에게 그 변화가 더욱 도드라진다. 여성은 40대 후반~50대 초반, 난소의 노화로 여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져 폐경이 되면서 갱년기가 급격하게 시작된다. 남성은 40세 이후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서 나타난다.


갱년기가 시작되면 몸과 마음은 심한 변화를 겪는다. 여성은 ▷신체적 변화로 월경주기와 기간, 양이 불규칙해지고 혈관 운동 조절의 변화로 얼굴과 상체가 화끈거리고 식은땀이 자주 난다. 수면장애도 온다. 여성호르몬의 분비 변화로 골다공증의 발생 위험이 커지고 뼈와 근육의 통증도 발생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스트로젠 부족으로 질의 수분이 건조되면서 ‘질 위축증’이 나타나 성교 시 통증을 유발한다. 감염으로 인한 심한 가려움이 동반될 수 있고, 요도 점막이 위축돼 다양한 배뇨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심리적 변화로는 여성호르몬 분비 변화로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면서 극심한 기분 변화를 느끼며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이 밀려온다. 신경이 예민해지며 건망증과 자신감이 상실된다.

남성은 신체기능 저하와 함께 피로감이나 집중력 기억력 감퇴, 무기력한 감정, 성욕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갱년기 증상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한다.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지방과 골다공증 및 우울증이 늘어 삶의 질뿐만 아니라 수명에도 영향을 끼친다.

갱년기 기간은 평균 6~8년으로 매우 길다. 따라서 갱년기 전후 10년간의 건강관리가 노년 삶의 질과 수명을 결정짓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여성 갱년기에는 폐경기 증상 자가 진단표, 여성 호르몬 고지혈증 심전도 소변 갑상선 기능 자궁내막 난소암 유즙분비 호르몬 골밀도 유방 초음파 검사 등이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갱년기 치료의 목적은 증상 자체 치료는 물론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다. 특히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면 골밀도가 증가해 골다공증이 예방된다. 폐경 후 피부의 탄력과 두께를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대장 직장암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과거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같은 호르몬 의존성 종양이 있었다면 호르몬 보충은 삼가야 한다. 재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 외에 간부전증, 담낭 질환, 혈관 색전증이 진행 중이거나 진단되지 않은 비정상 자궁 출혈이 있어도 호르몬 요법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부닥친 사람이 급성 호르몬 결핍 증상으로 고통을 겪는다면 호르몬제 이외의 약물과 생활 패턴 변화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루이송 여성의원 송근아 원장은 “여성 호르몬 요법은 폐경에 의한 여러 증상을 치료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전문의와 상담 후 개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위험성을 고려해 치료 방법과 기간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건강검진부터 출발하라

갱년기의 또 다른 치료법으로 안면홍조에 대한 효과가 검증된 비호르몬성 약물로 항우울제와 가바펜틴 등이 있다. 이 외에 블랙코호시, 달맞이꽃 종자유, 콩 이소플라본 추출물, 태반제제 등이 사용된다.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갱년기 증상의 정도에 따라 시도해볼 수 있다.

갱년기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 식이요법으로 균형 있는 영양 섭취와 근력 강화, 심폐기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운동요법이 있다. 안면홍조를 느낄 땐 시원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증상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폐경기에 위축된 질은 에스트로젠 수용체의 친화력이 높아 적은 용량의 에스트로젠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질에 직접 에스트로젠을 투여하거나, 국소용 윤활제를 사용하면 질 건조를 막고 성교통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뇨 장애가 있으면 체중조절 및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법 효과적이다.

과거 갱년기는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단계이자 여성으로 사는 삶이 끝나는 시기라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의 갱년기는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생의 재평가 시기로 보는 인식의 변화가 생겨 갱년기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송근아 원장은 “갱년기 땐 공허함을 외부에서 메우려 하기 보다 내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중년기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한 ‘몸 가꾸기’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