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좋은병원 특화영역 더 발전 - 암 고치러 서울 갈 일 없게 할것 - 생명 다루는 병원은 소통이 중요 - 조직문화 수평적으로 확 바꿔야 - 훌륭한 의료로 시민사랑에 보답”
지난달 30일 취임한 구자성(48) 은성의료재단 새 이사장은 좋은병원들을 ‘환자를 위한 최고의 병원, 직원을 위한 최고의 병원, 사회를 위한 최고의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구 이사장은 지난 14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구자성 이사장이 좋은병원들의 운영 방침 등에 관해 밝히고 있다. 은성의료재단 제공
-‘환자를 위한 최고의 병원’을 먼저 내세웠다.
▶지역병원으로서, 2차 병원으로서 진료 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지역의 2차 병원은 필수의료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 대학병원은 중증도가 매우 높은 환자와 희귀 난치병 환자를 위한 진료에 집중하고, 본연의 연구 기능의 역할을 하는 게 맞다. 시민은 가까운 병원에서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시민도 행복하다. 좋은병원들의 종합병원은 환자가 대학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대부분 질환에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진료과목에서 대학병원처럼 할 수는 없다. 병원별로 5개 과 정도는 특성화해 대학병원급 이상의 진료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 중이다. 예를 들면 좋은삼선병원은 정형외과·심혈관·뇌혈관 질환 중심으로, 좋은문화병원은 산부인과·유방암·갑상선암 중심으로, 좋은강안병원은 암센터(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중심으로 각각 특성화하는 것이다. 시민이 암 치료를 위해 서울로 가는 일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의료환경은 빠르게 자주 바뀐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면서 위기와 변화의 시기를 헤쳐나갈 것이다. 좋은문화병원이 산부인과 중심 병원에 안주했다면 저출생 시대의 거대한 파고에 큰 위기를 맞았을 것이다. 유방·갑상선·부인암 등 암 수술과 난임 치료, 노인층 중증 질환 등에서 진료 영역을 다각화하며 변화에 대응했다. 지금 자리에 머물면 안 된다. 시대가, 지역이 요구하는 병원이 돼야 한다. 이에 잘 대답할 수 있는 병원이 되게 하겠다.
-‘직원을 위한 최고의 병원’이라면.
▶병원의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병원도 젊어져야 한다. 그래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겠다. 병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수평적 조직문화라는 게 의아하겠지만, 생명을 다루는 곳일수록 필요하다. 소통이 경직되면 자신의 이야기를 안 하고, 작은 실수도 숨기려고 한다. 위계질서가 강한 병원일수록 의료사고가 잦다. 조직이 커질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멀리하게 되고, 의사결정의 단계가 많아지고, 관료주의에 빠지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사실 어려운 과제이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체감한다.
-‘사회를 위한 최고의 병원’이란.
▶은성의료재단은 1978년 구정회정형외과의원과 문화숙산부인과의원에서 시작해 시민과 함께 성장해온, 사실상 향토기업이다. 좋은병원들 네트워크는 현재 5개 종합병원과 6개 재활요양병원 등 총 11개 의료기관이 됐다. 시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그 이상으로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보답하는 길이다. 두 번째는 사회공헌이다. 최근 4년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소외계층 어린이와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어머니들이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장학금도 지급한다.
◇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이사장은
내성중, 부산사대부고 출신인 구 이사장은 부산대 의과대학 95학번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과정을 마친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컴퍼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2년간 근무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