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간경화증)은 간이 만성적으로 손상돼 정상 간조직이 섬유화되고 간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질환이다. 간이 굳고 딱딱해지는 것이다. 간경변증은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되면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간경변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9년 11만7300명에서 2023년 12만78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간경변증 발병과 관련이 깊은 지방간 진료 환자 수는 연간 42만 명에 이른다.
센텀종합병원 김동현(소화기내과) 과장이 간경변증의 정맥류 출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간경변증의 합병증으로 대표적인 것은 정맥류 출혈, 복수, 간성 뇌병증(혼수) 등이다. 이 합병증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은 정맥류 출혈이다.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간내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문맥압이 상승하면서 식도나 위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혹처럼 부풀어 올라서 발생하는 출혈이다.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가 없으면 대량 출혈로 쇼크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에 의하면 간경변증 환자 A 씨는 최근 새벽에 갑자기 피를 토하고 수축기 혈압이 매우 낮은 증상을 보였다. 이에 병원 응급실 송해달 과장 등 의료진이 수액과 수혈 등 응급조치를 하면서 정맥류 출혈로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긴급 출동한 간센터 김동현(소화기내과 전문의) 과장이 응급내시경으로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내시경적 식도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한 끝에 위급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이 사례처럼 정맥류 출혈의 주요 증상에는 피를 토하는 토혈을 비롯해 흑색변(소화되지 않은 혈액이 섞인 검은색 대변 배출), 어지럼증, 심한 경우 실신이나 혼수 상태 등이 있다. 센텀종합병원 김동현 과장은 “일단 정맥류 출혈이 발생하면 빠르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수”라면서 주요 치료방법으로 “첫째, 응급내시경으로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결찰 또는 경화제 주입으로 출혈을 멈추게 한다. 이어 재발성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간내 문맥과 간정맥 사이에 인공적 통로를 만들어 문맥압을 낮추는 TIPS(경정맥 간 문맥전신 단락술)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맥류 출혈이 발생하면 재발 가능성이 크므로 출혈 후 예방적 치료와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간경변증 환자는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로 정맥류의 존재 여부와 크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예방적 결찰이나 약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