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심재원 심재원하이키한의원 원장]
< 아이 마음의 병이 '폭풍성장' 막아요 >
- 학업·왕따 등 스트레스 인한 신경계 문제 성장장애 늘어 -
- 호르몬 연골세포 자극 방해
- 수면의 질 나빠져 키 안 자라
- 짜증·잠꼬대 땐 의심해봐야
부산의 대표적 성장전문클리닉인 심재원하이키한의원 심재원 원장은 "오랜 기간 부산이라는 대도시에서 성장클리닉을 하다 보니 시대 흐름에 맞춰 성장 장애의 원인도 조금씩 바뀌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화기계의 문제로 성장 장애를 겪는 비율이 30%로 가장 높다고 했다. 그런데 두 번째 순위가 바뀌었다. 이전에는 호흡기계의 문제가 20% 정도로 2위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뜻밖에도 신경계통의 문제가 2위로 올라섰다. 심 원장은 "정답은 우리 생활 속에 숨어 있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 내던져진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받는 스트레스와 초조 불안 등이 성장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원하이키한의원 심재원 원장이 성장이 더딘 아이와 부모에게 설명하고 있다.)
■ 신경계 허약과 성장 장애
"아니, 성장하는 것과 신경계가 무슨 연관성이 있다는 겁니까."
심 원장은 "요즘 부모들이 곧잘 이런 말을 하며 반문을 한다"고 했다. 심 원장은 "실제로 신경계통의 안정은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료실에서 접한 안타까운 아이들의 사연을 예를 들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그 기간 전혀 키가 자라지 않는 경우 ▷부모의 불화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키가 자라지 않는 경우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느라 불안에 시달리면서 1년간 키가 전혀 자라지 않는 경우 ▷어학연수를 떠나 심적으로 불편했던 아이가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성조숙증을 보이는 경우 등이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계통의 문제는 겉으로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특별한 원인 없이 키가 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성장 방해 요인이다. 부모 대부분이 자녀의 성장이 약간 더뎌도 밥도 곧잘 먹고, 잘 아프지도 않으니 잘 크겠지 하고 방심하게 만드는 원인인 된얘기다.
심 원장은 "이런 현상의 원인은 주로 자율신경 및 내분비계에 악영향을 미쳐서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연골 세포를 자극한다. 이런 현상은 매일 일정하게 일어나게 되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항상성이 깨지게 돼 성장호르몬이 연골세포를 자극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계속 방해를 받게 돼 성장이 나빠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뇌파가 안정되지 못해 성장의 첫째 요건인 수면의 질이 크게 나빠지는 결과를 유발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성장 장애 요인보다 큰 폭으로 키를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
■ 다양한 모습으로 징후 나타나
신경계통에 의한 성장 장애의 아이들은 처음에 다양한 모습으로 신호를 보내게 된다. 예를 들어 ▷잘 놀라고 겁이 많은 모습을 보이고 ▷신경질과 짜증이 늘고 ▷수면 시 뇌파가 안정되지 않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이 들어도 잠꼬대 및 이갈이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 자다가 의식 없이 일어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손발에 땀이 많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신경만 쓰면 어지럽거나 소화가 되지 않는 증상으로 발전한다. 이와 함께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감, 만성적인 의욕 상실을 보이게 된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스트레스 검사와 한의학적 진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방성장클리닉에서 이런 경우 한약성장물질을 처방하면서 장담보심탕이나 온담탕 등을 병행해 부작용 없이 신경계를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요즘은 예전보다 아이들도 이른 시기부터 경쟁이 심하다 보니 그 스트레스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심 원장은 "이런 문제로 인해 신경계 허약이 성장 장애 요인 2위로 올라섰다"며 "겉이 아닌 마음과 신경계의 문제로도 얼마든지 성장 장애가 일어날 수 있으니 가끔 이런 관점에서 자녀들의 성장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2016년 10월 25일 화요일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