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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찌그러지고 '캄캄'…황반변성 방치 땐 실명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12-10 (목) 11:57 조회 : 1303


[도움말 = 윤일한 누네빛안과 원장]


< 사물이 찌그러지고 '캄캄'…황반변성 방치 땐 실명도 >

- 망막 중심부 황반 신경조직, 노폐물이 혈관에 쌓이면서 발병 -

(윤일한 누네빛안과 원장이 세극등현미경 관찰 후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 고령·여성일수록 많이 앓아 
- 정기검사·초기 치료만이 답 

- 금연·등푸른생선 예방 효과 
- 부작용 적은 항체주사 각광 


눈 안쪽에서 카메라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망막이다. 망막의 중심부에는 황반이라는 신경조직이 있다.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므로 시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은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황반부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노인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가족력이나 유전 등의 원인과 달리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황반변성을 특히 '연령관련 황반변성(ARMD·Age Related Macula Degeneration)'이라 구분해 부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40, 50대의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 노인이 절반, 여성이 더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 관련 2013년 진료인원은 15만3000명으로 2009년(11만2000명)에 비해 37%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13년 70세 이상의 진료인원은 50.6%로 절반을 넘었으며, 60대 28.2%, 50대 14.6% 순으로 나타나 고령일수록 진료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58%)이 남성(42%)보다 진료인원이 많았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황반 주변에 노화로 인한 노폐물이 축적되고 여기서 혈관이 증식돼 흔적을 남기는 질환이다. 초기엔 시력 저하와 함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는 증상을 나타낸다. 하지만 환자들은 종종 이를 깨닫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만일 초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므로 망막 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중심시력이 저하되거나 색깔 구별의 장애가 생기는 기미가 보이면 즉시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90%)과 습성(삼출성·10%)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색소상피세포의 층이 노화되면서 나타나고,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의 맥락막에서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 여기서부터 유출된 혈액이나 체액이 원인이 돼 시력 저하가 발생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 저하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르는 등 예후가 좋지 않다.


■ 황반변성 조기 진단 가능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시력의 변화와 함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이 나타난다. 암슬러 격자라고 하는 모눈종이를 통해 간단히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또 흡연을 하거나 망막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의 변성 유무를 관찰해야 한다. 형광안저촬영과 안구CT 등을 이용하면 황반변성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정상 안저(왼쪽)와 연령관련 황반변성이 있는 안저)

금연과 함께 연어 참치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는 망막 염증을 진정시키고 망막 신생혈관의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비타민 D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버펄로대학에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케일 브로콜리 시금치 등의 녹황색 채소는 망막의 피해를 막아주는 루테인성분이 많이 있고,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과 오메가 3 지방산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치료는 레이저를 이용하여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죽이는 광역학 레이저요법이 주된 방법이다. 하지만 레이저를 통하여 치료를 하게 되면 황반이 손상돼 실명할 가능성이 있어 최근에는 안티VEGF(혈관내피성장인자) 항체주사를 안구 내에 놔 치료하는 방법이 널리 이용된다.

항체주사 요법은 고가의 치료법이지만 현재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한 달 간격으로 총 3회 주사 후 증상의 호전이 있으면 최대 11번까지 추가로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산정특례대상자 등록이 되면 더 저렴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어 담당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한 출혈로 치료가 어려울 경우 수술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 영국에서 습성 황반변성을 가진 환자의 망막 뒤에 배아줄기세포에서 추출한 망막 색소상피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환자의 시력이 얼마나 좋아질지, 또 얼마나 시력이 유지될지는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윤일한 누네빛안과 원장은 "만일 이번 시술이 성공한다면 이는 시력 저하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엄청난 기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한 새 보고서는 오는 12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2015년 12월 1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