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욱 박원욱병원 병원장]
척추는 인체의 중심축이다. 머리뼈부터 골반뼈까지 연결하며 몸을 지지하고 평형을 유지한다. 그만큼 척추가 중요하다. 하지만 척추 관련 질환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 정형의과 전문의로 척추진료 분야 권위자인 박원욱 박원욱병원 원장을 통해 척추측만증과 척추후만증의 원인과 증상, 치료 등에 대해 상·하 두 차례로 나눠 알아본다. ( (하) 척추후만증 바로가기 )
< 신체 중심축 척추 질환 … (상) 척추측만증 >
-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영향
- 구조적 변화로 척추 휘어져
- 10세부터 성장기 동안 진행
- 폐기능 저하·심장에 이상도
- 측만증 20도 이상땐 보조기
- 40도 넘으면 뼈고정 수술을
- 환자 70% 이상 교정률 양호
- 시기 빠를수록 예후도 좋아
■ 원인과 증상척추가 직선으로 곧지 않고 휘어진 질환이다. 여기에는 크게 '기능성'과 '구조성' 두 가지가 있다. 기능성 척추측만증은 바른 자세 유지와 운동으로 없앨 수 있지만, 척추의 구조적 변화로 생기는 구조성 질환은 상당히 까다롭다. 일단 발생하면 악화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주원인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약 85%)인데, 대체로 10세 전후에서 발병해 성장기 동안 점차 진행한다.
특발성 측만증이 생기는 것은 뇌의 송과선에서 나오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구조성 측만증의 원인은 선천성, 신경근육성, 신경섬유종성 등이다.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유전이 되지 않지만 신경섬유종성 측만증과 일부 신경근육성 측만증은 유전이 이뤄진다. 특발성 척추측만증 중에서도 5%가량은 유전이 된다는 분석이다.
척추측만증은 허리 디스크나 척추뼈의 양성 종양으로 인한 것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증상이 없다. 그러나 근육 뭉침 때문에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신체 불균형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 약 70%에서 요통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척추 불균형으로 인한 척추 퇴행성 변화 때문이다. 또 한쪽 등이 튀어나오거나 어깨 혹은 골반 높이가 달라진다. 여학생은 가슴이 비대칭인 사례가 많다. 특히 심한 척추측만증은 폐 압박으로 폐기능이 떨어지기도 하고 2차적으로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치료 방법은 | |
| 척추측만증 수술 전 모습.(왼쪽), 척추측만증 수술 후 모습. |
구조성 척추측만증은 성장기(보통 남자 만 17세 미만, 여자 만 15세 미만)에서 측만증 각도가 20도 미만일 땐 정기적인 X선 촬영으로 관찰을 진행한다. 관찰 도중에 각도가 20도 이상이거나 첫 진단 때부터 20도가 넘는 경우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40도가 넘으면 수술이 적용된다.
보조기는 교정기가 아니라 각도를 줄이고 악화를 방지하는 역할이다.
박원욱 원장은 "개인에 따라 보조기 종류와 착용시간이 다르다. 하지만 척추측만증은 키 성장이 일어나는 수면시간에 주로 나빠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수면시간에만 착용하는 보조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척추에 금속 나사를 고정한 후 금속봉을 끼워서 교정하고 뼈 이식을 하는 과정이다. 가장 흔한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수술 후 교정율이 대개 70% 이상이고, 측만증 각도가 작은 경우에는 90% 이상 교정된다. 수술 후에는 보조기를 2~3 개월 착용하며 수술 6개월 후부터는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 운동을 통한 방법도 있다. 보조기를 착용하는 경우 운동은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고 척수 유연성을 좋게 해서 치료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칭이나 수영, 요가 등 상체를 많이 움직이는 운동 중 학생이 원하는 것을 꾸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박원욱 원장은 "그동안 5만 명 이상의 척추측만증 환자를 봐왔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구조성 척추측만증을 '기능성'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고 수술까지 하는 것이다. 기능성을 잘못 진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똑바로 서서 허리 90도 굽혀 관찰
■ 손쉬운 자가 진단방법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검진방법이 있다. 전굴검사다. 학생이 서 있는 자세에서 허리를 90도(사진)로 굽히고 부모가 학생의 허리와 등을 관찰해 한쪽 등이나 허리가 튀어나와 보이면 구조성 측만증일 확률이 높다. 이럴 땐 전문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X선 검사만으로 척추측만증의 원인을 대부분 알 수 있다. 선천성이나 신경섬유종성 측만증은 신경이나 뼈에 동반된 기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MRI 검사가 필수적이다. 특발성 측만증(약 6%는 신경계 기형) 또한 MRI 검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2014년 1월 7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