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시술은 난임 환자의 임신을 위해 이뤄지는 시술을 총칭한다. 국내에서 부부 7~8쌍 중 1쌍이 난임을 겪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시험관아기시술이나 인공수정 등의 난임시술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난임시술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이다. 세화병원 이정형(산부인과 전문의) 부원장의 도움말로 난임 환자의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최신 난임시술(보조생식술)에 대해 알아봤다.
난임 환자의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최신 난임시술(보조생식술) 방법으로 레이저 보조 부화술과 미세진동 배양, 착상 전 유전자 검사, 동결 배아 이식 등이 시행되고 있다. 세화병원 이정형 부원장이 난임시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우선 ‘레이저 보조 부화술’이 있다. 배아가 자궁내막에 잘 착상하기 위해서는 배아를 둘러싼 투명대(껍질)를 뚫고 나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투명대가 두껍거나 단단한 경우, 난소 기능 저하 및 나이가 많은 여성(만 38세 이상) 등은 배아의 부화가 제대로 안되고 착상에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 그래서 배아 이식 전에 레이저로 투명대를 얇게 하거나 구멍을 뚫어 부화를 돕고 착상 성공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기존 부화술보다 배아에 대한 유해요소를 최소화하고 시술시간을 단축해 배아에 좀 더 안정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등급이 좋고 정상적인 배아를 이식했는데, 착상 실패가 반복되는 경우에 이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미세 진동 배양법’은 자궁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 배아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최근 많이 시행되는 기법이다. 자연임신 중 체내 배아는 난관의 주기적인 수축 운동, 난관세포의 섬모 운동 등으로 6~20㎐의 미세한 진동에 노출된다. 여기에 착안해 배아에 미세한 진동을 주는 배양법이다. 주로 난소 저반응군이나 미성숙 난자가 많이 채취된 경우, 배아 발달이 심하게 늦거나 정지된 경우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착상 전 유전자 검사’ 방법도 있다. 이는 시험관아기 시술로 만들어진 배아의 세포 일부를 채취한 후 염색체 이상 및 유전 질환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정상인 배아만을 선택해 이식하는 시술을 말한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배아는 착상 반복 실패나 습관성 유산 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동결배아 이식’은 최근 관심이 뜨거운 보조생식술 중 하나다. 난자를 채취해 수정시킨 것을 동결 보관했다가 추후 임신을 위해 자궁에 이식하는 것이다. 항암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전, 각종 수술 전에 시행하는 의학적 난자 동결은 시험관시술을 위해 난자를 채취했으나, 건강한 정자 채취에 실패한 경우에 유용하다. 결혼 연령 증가와 개인 상황에 따라 난자를 미리 동결 보관하는 ‘사회적 난자 동결’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채취된 난자를 수정시킨 후 동결 보관했다가 임신을 위해 자궁에 이식하게 된다.
임신을 위한 최적의 난자 동결 개수는 연령별로 차이가 있다. 35세 이하는 최소 8~10개, 37세는 20개, 42세에서는 61개 정도가 필요하다. 난자 동결도 연령이 낮을수록 좋은 것이다. 세화병원 이정형 부원장은 “35세 전에 난자를 동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나, 실제 문의하는 나이는 주로 36~40세이다. 42세를 상한선으로 보면 난소 반응이 낮고, 난자 채취 실패 및 저체중아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조기에 난소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형 부원장은 “난소 기능은 건강한 임신의 지표이다. 난소는 매달 난자를 생산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기능이 떨어진다. 난소 기능은 ‘난소 나이’(AMH) 검사를 통해 간단히 파악할 수 있다. 30세 전후에 AMH 검사를 미리 받으면 임신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난소 기능 저하로 진단됐다면 빠른 시일 내 가임력을 유지하거나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전문의와의 상담으로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