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대한웰니스병원 강동완 대표원장]
- 치질, 통증 없이 수술한다 -
# PPH수술(자동문합봉합술)
- 항문 피부·점막 안 건드리고
- 직장 점막 절제와 동시 봉합
- 단시간 시술·재발위험 적어
# 보톡스(보툴리눔 독소시술)
- 치핵 덩어리 제거할 때
- 항문 내 괄약근에 주입
- 일상생활 빠른 복귀 가능
'국민병'이라고 불리는 치질은 50세 이상의 경우 2명 중 한 명에게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치질 수술을 받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적다. 치질 치료 또는 수술을 미루기 때문이다. 수술 후 통증이라는 두려움 탓에 치질 치료를 망설이고 있다. 또 말하기를 꺼려 고통을 감수하는 예도 많다. 이 때문에 초기 발견 시 약물치료만으로 치료할 수 있음에도 결국 수술까지 선택해야 하는 예가 많다.
치질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술 없이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다. 치질의 90% 정도는 적절한 관리나 배변 조절,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그럼 수술 치료 때 과연 통증이 없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능하다. PPH 수술(Procedures for Prolapsed Hemorrhoids·치핵자동문합봉합술)과 보톡스(Botulinum Toxin Therapy·보툴리눔 독소 시술법) 덕분이다.
치질에 대해 알아보자.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 세 가지가 가장 대표적이다. 흔히 치질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치핵이다. 치열은 항문이 찢어진 상태이며, 치루는 항문 주위의 염증 탓에 항문 내에서 항문 피부 쪽으로 누관, 즉 터널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중 가장 치료가 시급한 것은 치핵이다. 치핵은 주로 유전, 과로나 과음, 스트레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변비, 설사, 임신, 출산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항문에는 항문 괄약근 이외에 항문을 평상시에도 지긋이 닫는 3개의 항문 쿠션이 있다. 항문 입구에서 2㎝ 정도 대장 쪽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쿠션들은 대변이 나올 때마다 지속해서 압력을 받게 돼 나이가 들면 늘어나거나 팽창한다. 이렇게 돼 항문 쿠션이 아래로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치핵은 증상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나뉘며 당연히 이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단순하게 출혈만 있다면 '1도', 배변 시 쿠션 덩어리가 나오지만, 자연스레 들어간다면 '2도', 나온 덩어리를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간다면 '3도', 덩어리를 밀어 넣어도 안 들어간다면 '4도'에 해당한다. 3도와 4도에 해당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치핵을 통증 없이 수술하는 방법이 PPH 수술이다. PPH 수술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직장 점막을 원형으로 절제하면서 동시에 봉합하므로 통증을 느낄 수 없다. 기존 수술은 통증에 아주 예민한 항문 피부와 항문 점막, 그리고 항문 쿠션을 절제해 치핵을 제거하는 탓에 수술 후 통증은 피할 수 없고, 첫 대변을 보는 것은 공포 그 자체다. 하지만 PPH 수술은 항문 피부 또는 점막은 그대로 두고 상부 치핵 동맥이 지나가는 직장 점막을 제거하기 때문에 늘어진 항문 쿠션만 제거되면서 동시에 자동으로 봉합된다.
PPH 수술은 수술 시간이 아주 짧다. 이는 곧 수술 후 조직이 부어 통증을 일으킬 위험이 작다는 것이다. 수술 후 상처에서 나오는 점액도 적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재발 위험도 적다.
그러나 모든 치핵을 PPH로 치료할 수는 없다. 할 수 없이 치핵 덩어리를 제거해야만 하고 그렇다면 항문 점막과 항문 피부도 함께 절제해야 한다. 이때에는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무통 주사'를 맞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보통 이마 또는 눈가 주름을 펴는 데 쓰는 보톡스를 수술 후 항문 내 괄약근에 주입하는 것이다. 보톡스를 이용하면 통증을 더 완벽하게 줄일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보톡스는 피부 아래쪽 근육을 부분적으로 이완시키므로 피부 주름을 펴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항문에 적용하면 치핵 수술 후 항문 내 괄약근은 수축을 덜 하게 돼 통증이 확실히 줄어든다.
또 보톡스 효과는 3~4개월이나 지속한다. 혈액 순환이 좋아지니 수술 부위도 이른 시일 안에 재생된다. 일상생활 복귀 역시 빨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2013. 10. 29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