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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아는 만큼 이긴다 <11> 담낭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11-19 (화) 17:29 조회 : 1130


[도움말= 임창섭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암센터 외과 과장]
 
- '문학계 큰별' 박완서 데려간 소리 없는 암 -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암센터 임창섭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초기 아무런 증상 없어
- 조기 진단 매우 어려워
- 흔한 복통·체중감소 정도
- 정기적인 건강검진 뿐

- 주변 장기에 전이 잘 돼
- 수술적 절제율도 낮은 편

2011년 1월 22일 '한국 문학계의 큰 별' 박완서 소설가가 세상을 떠난 것은 담낭암 때문이었다. 최근 건강검진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많이 받으면서 담낭(쓸개)에서 담석이나 혹(용종)이 우연히 발견되는 예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이런 소견이 혹시 담낭암과 관련돼 있는지 걱정해 병원을 찾는 이도 증가했다.

담낭암은 간에서 만들어져 분비되는 담즙을 일시 저장했다가 식사 때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담낭에 발생하는 암이다.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 종양이지만, 발생 빈도는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며 65세 이상의 고연령 군에서는 전체 암 발생 순위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담낭암이 생겼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예가 많아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다. 병이 진행되면서 복통, 황달, 체중 감소, 식욕 부진과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담낭암에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또 림프절과 주변 장기로 전이가 잘 돼 수술적 절제율도 낮은 편이며, 예후도 매우 나쁜 종양이다.

담낭암의 치료 방법은 암의 침습 깊이, 병기,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며, 현재까지 담낭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이다. 암의 침범 깊이에 따라 조기 담낭암이면 담낭만 절제하는 수술을 하게 되며, 담낭의 근육층 이상을 침범했다면 담낭과 함께 담낭이 붙어 있는 부위의 간과 주변 림프절을 같이 절제한다. 수술 후에는 병기에 따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 및 항암치료를 보조적으로 시행하기도 하며, 조기 담낭암의 경우에는 이런 보조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박완서 소설가)
담낭암이 발생하는 기전은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으나, 담석증 등에 의해 담낭 점막에 만성적으로 자극이 가해지고, 염증이 반복되면, 담낭 점막세포의 이형성이 발생해 담낭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담석증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담낭암의 발생 위험성이 3~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담석증 환자 중 실제 담낭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1% 미만이다.

담낭 용종은 우리나라 인구 중 약 5%에서 발견될 만큼 흔하게 진단되는 질환이다. 건강검진 등에서 발견되는 담낭 용종 중 대부분은 콜레스테롤 용종 같은 가성 용종(거짓 용종)으로, 담낭 절제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담낭암 가능성이 있는 진성 용종(선종성 용종, 혈관종 등)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 없고, 수술로 담낭을 절제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기 전까지는 정확한 감별 진단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담낭 용종 중 복통 등 증상이 있거나, 용종의 크기가 1㎝ 이상인 경우, 추적 관찰 시 용종의 크기가 점차 증가하는 경우, 50세 이상에서 진단된 경우, 용종의 개수가 1개인 경우나 모양이 무경성인 경우, 담석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을 시행 받는 게 권장된다. 증상이 없는 1㎝ 미만의 담낭 용종이라면 처음 1년간은 3~6개월 간격, 그 이후에도 변화가 없을 시는 1년마다 복부 초음파를 통해 추적 관찰하는 게 권장된다.

담낭 점막에 국한된 조기 담낭암이라면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95~100% 정도로 매우 좋다. 담낭암은 병기에 따라 수술 후 생존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앞서 언급했듯 초기 담낭암은 증상이 없는 예가 많아 담낭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게 권장된다.
 
 
2013. 11. 19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