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지 부산성소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동영상] 메디컬로 본 영화 속 허와 실 - 영화 '감기'와 대상포진
- 면역력 떨어진 연예인, 살을 베는 듯한 고통 시달려 -
몇 달간의 노력 끝에 탄생한 영화 한 편. 그 속엔 배우와 스태프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지만 그 이면엔 고된 스케줄과 밤샘 촬영으로 피로에 시달리는 배우들이 남모를 고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감기몸살처럼 찾아와서 살을 베는 듯한 엄청난 고통을 준다는 무시무시한 질병, 과연 무엇일까?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매력이 넘치는 카사노바 연기로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배우 류승룡. 충무로 대세남으로 자리 잡은 그가 지난해 대상포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많은 재미를 선사하는 박명수와 차세대 주연배우 차 예련까지 많은 연예인이 이 같은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살인적인 스케줄로 면역력이 떨어진 연예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한다는 대상포진.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오한이나 발열, 속이 메스껍거나 권태감을 일으키는 등 마치 감기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감기와 달리 콧물이나 기침 같은 증상이 없으며 침범된 신경절을 따라 통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몸살기를 동반한 피부의 통증과 수포가 발생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봐야겠다. 특히 대상포진은 보통 8월에 접어들면 발병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그 이유는 여름철의 경우 지속하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수면부족, 피로, 식욕부진 등으로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 결과 우리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대상포진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두와 대상포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수두와 대상포진은 바이러스 균은 같지만 어릴 때 초감염이 되면 수두로 발현되는 것이고, 성인이 되어 몸속에 균이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현되는 것이 대상포진이다. 즉, 발현되는 형태가 다른 것이다.
대상포진은 잠복기에 따라 발현되는 기간이 다른데, 보통 통증이 생긴 피부에 2~3일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수포가 올라오며 이때 병원에 가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적절한 치료 후에는 대게 일주일 이내에 물집이 가라앉고, 물집이 가라앉은 자리에 착색이 일어나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보통 한 달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피부가 정상화된 뒤에도 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으로 말미암아 수년 동안 통증이 지속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백신제가 개발되어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평소 스트레스 관리와 균형 잡힌 식습관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놓아야 할 것이다. 또 인스턴트나 술, 담배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므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겠다.
2013. 09. 03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