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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메디컬 허와 실 <6> 강철 로봇과 인공관절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6-27 (목) 11:12 조회 : 1061


[최태영 구포성심병원 의무원장]
 
<영화 속 로봇처럼 사람 몸 '부품'도 교체>
 
 
[동영상] 메디컬로 본 영화 속 허와 실 - 영화 '리얼 스틸'과 인공관절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블록버스터급 영화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있다. 바로 공상과학 영화의 트레이드마크인 강철 로봇이다. 그중에서도 머지않은 미래 202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리얼스틸'은 각양각색의 로봇이 등장한다. 다만, 색다른 점이 있다면 로봇들이 인간을 대신해 싸움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의 움직임을 그대로 복제하는 로봇 아톰은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한때 유행을 선도했던 로봇댄스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그렇다면, 현실 세계의 로봇댄스는 어떤 모습일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담긴 영화는 '송포유'가 아닐까 싶다. 70대 이상 고령의 합창단원들이 로봇댄스를 진지하게 배우는 모습은 코믹하게도 보이지만, 무리한 관절 움직임 탓에 결국 구급차에 실려 가는 모습은 씁쓸한 웃음마저 자아냈다.

그럼 우리 몸도 로봇처럼 몇 가지 도구들로 간단하게 고쳐 되살릴 수 있을까.

최근 그 바람을 담아 '인공관절' 분야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연골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주로 관절염이나 사고 등의 외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관절을 대상으로 하는데, 손상된 연골을 깎아낸 후 인공관절로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된다. 특히 슬관절(무릎)과 고관절(엉덩이) 부위에 많이 사용되며 어깨관절, 발목관절, 팔꿈치관절 등 다양한 관절부위에도 시행된다.

인공관절로 교체된다고 해서 영화 속 로봇들처럼 강철 펀치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수술 후 환자 90% 이상이 현저한 통증 감소를 느끼게 되고 일상생활이 더욱 자유로워져 가벼운 등산, 자전거, 댄스 등의 활동을 통증 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관절도 자신의 관절과 마찬가지로 마모될 수 있어 수술 후 인공관절에 관한 관리가 부실하거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지속해서 행하게 되면 인공관절의 수명은 단축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수술 후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최근 인공관절은 소재, 디자인, 수술 방법 등 여러 방면에서 과거보다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정형외과 모든 의사가 여전히 두려워하는 한 가지는 수술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는 것이다. 수술 후 많은 노력에도 1% 정도의 환자에게 발생하고 있는데, 세균 침투로 감염되면 여러 차례의 재수술을 필요로 할 수 있으며 1차 수술보다 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수술 전 감염 예방을 위한 검사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해 근력을 강화하고 인공관절이 신체에 잘 적응하도록 수술 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생활, 문화, 이제는 의학기술까지 로봇을 이용한 기술은 놀랍게 발전하고 진화해왔다. 하지만 로봇 대 인간, 인간 대 로봇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아무쪼록 머지않은 미래엔 서로의 장점이 보완된 더욱 멋진 기술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2013. 06. 25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