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총 게시물 560건, 최근 0 건
   
스크린 속 메디컬 허와 실 <7> '미녀는 괴로워' 고도비만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7-02 (화) 09:58 조회 : 1043


[김지헌 대한웰니스병원 의무원장]
 
 
[동영상] 메디컬로 본 영화 속 허와 실 -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고도 비만
 
 
- 성형 수술로 체중 감량엔 한계…위도 코르셋이 필요해 -
 
세계 10대 미녀로 손꼽히는 비비안 리. 1939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잘록한 허리를 코르셋으로 꽉 조인 모습이 상징적으로 남은 그녀다. 하지만 매력적인 모습과는 달리, 코르셋은 인간의 몸을 기형적으로 만들 만큼 해로운 것으로 이미 알려졌다. 그런 코르셋처럼 위를 조여서 몸을 줄이고, 풀면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비만치료법이 있다고 한다.

영화배우 김아중이 고도비만 가수인 강한나 역할로 특수분장해 인기몰이한 영화가 있었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이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지만 과중한 체구의 그녀는 가창력이 부족한 여가수의 목소리 대역을 맡고 있다. 맡은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지만, 그녀의 실력만을 이용하는 주위 사람의 모습에 스스로 뚱뚱한 외모를 비관하고 전신수술과 운동을 통해 날씬하고 예쁜 외모로 변신하게 된다.

영화처럼 극단의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많은 여성은 자신이 비만이라 여기며 다이어트를 많이 한다. 비만의 척도는 체질량 지수로 알 수 있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 23~25이면 과체중, 25~30은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 40 이상이면 초고도비만이다. 고도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몇 배 높아지고, 지방간, 위 식도 역류성 질환, 통풍, 젊은 여성은 불임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기에 비만은 명백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비만은 생활습관병에 해당하는데, 이는 비수술적 치료인 식이요법, 운동, 행동습관 교정, 약물치료 등의 다이어트로, 고도비만은 수술적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이미 20년 전, 고도비만은 수술적 치료만이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연 수십만 건의 고도비만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처럼 고도비만 환자를 성형 수술로 체중 감량할 수는 없다. 현재 많이 시행되는 고도비만 수술은 위 우회술, 위 소매절제술, 조절형 위 밴드술 등 세 가지다. 이 수술들은 한 끼 식사량을 제한하거나 칼로리 흡수를 억제하는 원리로 체중을 줄이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조절형 위 밴드 수술이며 최근 5년 새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조절형 위 밴드 수술은 타 수술보다 안전하며 효과적이다. 복강경을 이용해 위 상부에 밴드를 감아주고 조절할 수 있는 포트를 복벽에 심어 소량의 음식을 먹고도 적당한 포만감을 느끼게 돼 다이어트를 돕는다. 이것이 밴드의 모래시계 효과다. 이후 적은 양의 식사에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면 밴드의 지름을 조절해 다시 포만감을 만들어준다. 조절 가능성이 이 수술의 최대 장점이다.

다만 명심해야 할 한 가지는 수술 자체가 살을 빼주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밴드의 도움을 받아 다이어트 원칙을 지키며 생활하는 것이 수술만큼 중요하다. 단백질 위주로 정해진 식사량을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생활습관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2013. 07. 02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