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황성환 안락항운병원 원장]
-한결 편해진 대장 내시경 검사-
(의료진이 특수 내시경 장비로 점막 하 박리 시술을 하고 있다.)
- 전날부터 굶고, 처치약 4ℓ마시고
- 아프기까지 했던 것은 지난 일
- 지금은 알약 몇개·물 90㏄만 마셔
- 수면내시경 검사, 번거로움 줄어
- 몇 시간만에 끝내는 병원 상당수
최근 한국 중앙 암 등록 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흔한' 암이다. 그만큼 대장암 발생률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 중 대장암으로 고생한 사람이 있거나, 나이가 40세 이상이거나, 평소 배에 가스가 잘 차거나, 설사·변비가 있는 경우, 출혈과 빈혈이 있거나, 최근 몸무게의 감소가 있는 이 등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보라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하지만 위내시경 검사는 자주 하면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전날 저녁부터 장을 비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이를 검사 당일에 하더라도 무려 4ℓ나 되는 전처치 약을 물과 함께 마시는 고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장을 비우는 약을 먹고 화장실 들락거리기를 하다 보면 기진맥진해지기 마련. 검사 자체도 쉽지 않다. 검사 도중 통증이 있을 수 있는데다 전문의가 대장 내시경 검사에 숙련되는 데도 상당한 경험이 필요할 정도로 쉽지 않은 탓이다. 대장에 굴곡이 많거나, 용종이 납작한 경우에는 용종(폴립)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확률도 20~40%에 이른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전처치 분량이 종전의 4ℓ에서 2ℓ로 줄어든 곳이 많고, 경우에 따라 90㏄만 마셔도 되며, 약을 물에 타 마시는 게 역겨우면 알약 몇 알을 물과 함께 먹는 것만으로 가능해진 만큼 주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하고 있다. 또 의식 하 진정 내시경(수면내시경)으로 잠을 잘 때와 거의 비슷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어 더는 대장 내시경 검사 자체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장 청소를 검사 당일 오전에 시작해 그날 오후에 곧바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곳도 많다. 검사를 받는 이들의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당일 대장 내시경과 함께 용종이 발견되면 즉석에서 용종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하루에 이뤄지는 것이다. 얼마 전 안락항운병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김창현 씨는 "오전 10시에 장 정결제를 복용한 뒤 오후 1시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용종이 2개 발견돼 바로 이를 절제했다는 얘기를 뒤에 들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 병원을 나설 때가 오후 3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스피린이나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경우 용종 절제술 전에 한동안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좋은 내시경 장비를 갖춘 병원도 늘어났다. 납작하고 작은 크기의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장암인지 단순 용종인지 검사하면서 구분하기 위해 다양한 색소를 이용한 확대 내시경이 사용되고 있다. 또 내시경 기기와 광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 내시경보다 해상도가 높은 고해상도 검사와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암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특수 전자 내시경도 등장했다.
고해상도 특수 색소 내시경이란 일반적인 내시경보다 기능이 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표준 HDTV 화질을 뛰어넘는 매우 우수한 영상을 제공하는 장비이다. 이러한 고해상도 덕분에 숨어있는 작은 대장암까지 더 쉽게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진단 내시경 검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2013. 03. 12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