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정주영 부산센텀병원 진료부장]
- 뼈와 인대로 구성된 작은 통로
- 내부압력 커져 '정중신경' 손상
- 찌릿한 통증·손 저림증상 발생
- 장시간 컴퓨터·스마트폰 원인
- 증세 가벼우면 약물 치료 해결
- 수술땐 2,3일 후 일상생활 가능
30대 회사원 A 씨는 최근 유난히 손목이 저리고 뻐근함을 느꼈다. 손목을 무리하게 움직이지도 않았는데도 이런 증상이 생긴 데 대해 궁금증을 가진 그는 병원을 찾았고, 병명도 생소한 '수근관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불리는데, 정확한 이름은 수근관 증후군이다. 수근관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돼 있는 작은 통로인데, 이곳으로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손 쪽으로 지나간다.
수근관 증후군은 이 작은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여기를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손상돼 발생하게 된다.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하다.
수근관 증후군은 주로 손과 팔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예전에는 가사노동이 많은 주부에게 발병하는 예가 많았다.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고, 중년 이후 여성에게 많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군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다 스마트폰 게임을 할 때 대개 손목을 고정한 채 손가락만 움직이는데 이것이 손목터널증후군을 불러올 수 있다.
증상은 통증과 감각 이상, 운동장애로 나뉜다. 전기가 오르는 것처럼 손이 찌릿찌릿하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 저림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하면 잠잘 때 저림이 심해 밤잠을 설치게 된다.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엄지 쪽 감각이 떨어지고 집는 힘이 약해져 젓가락질이 서툴러지며 물건을 잘 떨어뜨리기도 한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부은 것 같은 부종감을 호소하지만, 일반적으로 실제로 부어있지는 않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도 흔히 있다.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여러 질환을 구분할 필요가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용되는 검사로는 신경 타진 검사, 수근 굴곡 검사, 전기적 검사 등이 있다.
치료 원칙은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다. 먼저, 비수술적 치료는 증세가 비교적 가벼운 초기에 시도해 볼 수 있다.
무리한 손목 사용 금지, 손목에 부목 고정, 소염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가능하다.
수근관 증후군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로, 수근관을 넓혀주는 것이다. 비수술적 치료는 장기적으로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사례가 많은 데 반해 수술적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며 결과도 좋은 편이다.
외과적 수술로 수근관 유리술을 시행하면 손은 2~3일 뒤부터 사용할 수 있고, 2주 정도면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 그러나 최대한의 기능을 얻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수면 중 통증을 느껴 깨어나는 증세나 손목이 조이는 느낌은 수술 후 즉시 없어지며, 통증을 동반하는 이상 감각도 1주일 안에 호전되는 게 일반적이다. 약 3~6개월간 손바닥이 얼얼하고 조이는 것 같다고 호소하며, 수술한 곳의 상처를 누르면 어느 정도의 불편감이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호전되며 그 기간은 환자마다 다양하다.
2013. 05. 14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