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박정하 구포성심병원 류머티스내과 전문의]
- 女 유병률 男보다 3배 높아
- 여성 환자 40%는 30대 이하
- 조기검진·적절한 치료 필요
정모(여·49) 씨는 "아침마다 손가락 관절이 부어 주먹이 쥐어지지 않고, 단추조차 제대로 못 끼운다"고 말했다. 그는 "통증이 너무 심해 죽고 싶을 때가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 씨는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다. 우리나라 인구의 1~2%가 앓고 있는 류머티스 관절염. 남성, 어린아이 등 모든 연령층에 발생하지만,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높다. 실제 환자의 70~80%는 여성이다. 40대 이상의 중 장년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여성 환자의 40%는 30대 이하의 젊은 여성이다. '대표적인 젊은 여성 질환'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면역체계 이상 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질환이 여성에게 더 많은 이유는 여성 호르몬과 임신, 출산 등의 과정이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또 여성은 근육량 등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근골격계 질환의 발병이 쉽고 증상도 더 심할 수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이 붓고 구부러지지 않는 등 초기 증상으로 시작되는 예가 많다. 많은 여성이 이를 '단순한 가사 후유증'으로 치부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거니' 하고 질환을 방치하기 쉽다. 상당수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치료하지 않거나, 발병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발병 이후 2년 안에 관절 파괴와 변형이 시작되고, 심각하면 관절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평생 고통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조기 검진과 적절한 치료가 절실한 이유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 목적은 가능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최선의 약물로 치료해 뼈와 연골의 손상을 억제해 관절 기능을 유지하고,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물리 치료와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게 기본이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약물로 잘 치료할 수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만성 질환이다. 당뇨나 고혈압은 통증이 없어도 합병증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약 복용이 필요하다. 류머티스 관절염도 약 복용 후 통증이 호전됐다고 해도 이 질환을 잘 조절하고 관절 변형과 장애를 막기 위해 계속 치료해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예방할 수 없는 질병이지만, 환자 스스로 관절염의 악화를 막을 수는 있다. 이는 약을 잘 챙겨 먹어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며,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염증이 있을 때에도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다리의 관절을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반복하고, 호전되었을 때에는 수영,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근육을 튼튼히 하는 게 중요하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초기에 염증을 억제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증상 초기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받으며,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과 운동요법 등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2013. 04. 09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