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열 땐 영구적 장애·사망 초래 - 뇌혈관 CT·뇌 MRA 통해 진단 - 최근에 ‘코일색전술’ 많이 시행 - 머리 열지 않아 환자 부담 적어
지난해 9월 유명배우 A 씨는 3년 전 자신의 뇌동맥류 투병 및 수술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되었다. 배우 B 씨도 과거 자신이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후 의사로부터 ‘시한폭탄 같은 병이니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추적관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파열 전에 미리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김병진 과장이 뇌 질환자에 대한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뇌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이 있다. 그로 인해 뇌 손상이 심하면 영구적 장애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뇌졸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뇌출혈(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해 일어난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김병진(신경외과 전문의) 과장의 도움말로 이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뇌동맥류는 약해진 뇌혈관 벽이 풍선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뇌혈관 벽에 혈류 압박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발병을 촉진하게 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가족력) 고혈압 동맥경화 흡연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뇌동맥류가 무서운 것은 대부분 파열 전까지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건강검진이나 두통 어지러움 등으로 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가 만들어지고 크기가 커지는 과정에서 복시, 사시, 시력 저하 등의 뇌신경 마비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소수이다. 만일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극심한 두통이 발생함과 동시에 어지럼증, 목 강직, 경련, 마비 등 신경학적 장애나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고 치료를 하더라도 영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분명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미리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뇌동맥류는 보통 뇌혈관 CT 및 뇌 MRA 등의 영상의학검사로 진단한다. 그 크기가 작거나 파열 가능성이 낮으면 환자의 건강상태, 뇌동맥류의 모양·위치 등을 고려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정기적인 영상검사로 경과 관찰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크기가 크거나 파열 위험이 높은 뇌동맥류는 파열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주로 머리를 직접 절개해 집게 모양의 특수 클립으로 뇌동맥류를 묶어서 터지지 않게 하는 동맥류 클립 결찰술을 주로 시행했다. 뇌동맥류를 직접 보고 묶는 만큼 치료 효과가 분명하지만, 머리를 열어서 하는 수술이라 환자 부담이 크다. 최근에는 위험 부담이 적고 효과적인 코일색전술이 더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허벅지 부위의 혈관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미세한 관을 넣고 그것을 통해 뇌동맥류 내부를 코일로 막는 시술이다. 머리를 열지 않아서 뇌신경 손상이 거의 없고, 허벅지에 작은 구멍 흔적만 남아서 회복도 빠른 편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된 경우는 동맥류 클립 결찰수술 또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수술과 출혈에 대한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두 치료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환자 및 뇌동맥류 상태에 따라 더 유리한 방법으로 결정하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코일색전술이 시행된다.
대동병원 김병진 과장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화로 심뇌혈관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젊을 때부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에 주의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면서 “뇌동맥류를 모르고 방치하다 파열되면 지주막하 출혈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고 가족력이나 뇌혈관 건강에 위험요소가 있다면 정기적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진 때에는 뇌 CT 및 MRI 촬영 외에도 혈관영상검사 즉 뇌혈관 CT나 뇌 MRA를 추가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무증상인 만큼 혈관영상검사를 하지 않으면 이상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