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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병 ‘담도암’…체중 감소·황달 그냥 넘기지 마세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04-03 (수) 10:48 조회 : 93

국내 암발생 9위…대부분 노인


- 조기 발견 어렵고 예후 안 좋아
- 환자 40~50% 한해 절제술 가능
- 담즙 빼내는 스텐트삽입술 유효
담도암은 조기 발견하기 어려운 데다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으로 꼽힌다. 환자의 절대 다수가 60세 이상 고령층이고,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이다. 담도암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 가능하지만, 대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센텀종합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광민 교수가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
인체의 담도는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관을 말한다. 이런 담도(또는 담관)에서 발생한 암이 담도암이다. 담즙을 일시 저장해두는 담낭(쓸개)은 간 아래에 붙어 있고 담낭관을 매개로 담도와 연결돼 있다.담낭·담도암은 국내 암 발생 9위이지만, 조기 발견이 아주 어렵고 예후가 매우 나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야 권위자인 센텀종합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광민 교수(의무원장·전 서울아산병원 교수)의 도움말로 담도암에 대해 짚어봤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담낭·담도암은 7617건에 이른다. 인구 10만 명당 조발생률은 14.8건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34.4%로 가장 많으며 80대 이상 30.0%, 60대 24.6% 순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담낭·담도암 10명 중 9명을 차지하는 것이다.

담도암의 발생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위험인자로 담관세포에 생긴 만성적인 염증, 담관 결석, 경화성 담관염, 간디스토마(간흡충증), 염증성 대장 질환 등이 꼽히고 있는데 정확히 규명된 것은 없다.

담도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얼굴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다. 황달은 담도~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종양이 폐쇄해 담즙의 흐름이 막히고, 그로 인해 혈액 내에 ‘빌리루빈’이란 물질이 많아져 발생한다. 황달은 담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도암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므로 수술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상당하다.

담도암이 무서운 것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특징적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황달 증상이 없고 복통이나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 증세 등이 보이는 정도이다. 이후에 나타나는 비특이적 증상으로는 체중 감소와 피곤함, 식욕 부진, 메스꺼움, 구토, 상복부나 명치 통증 등이 있으며 십이지장·대장의 폐색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을 위한 검사에는 초음파 CT MRI를 비롯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경피경간 담도조영술(PTC), 내시경 초음파(EUS), 양성자 방출단층촬영(PET) 등이 있다.

센텀종합병원 박광민 교수는 “담도암의 1차 치료법은 수술이다.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에 의한 절제가 필수적인데, 전체 환자 중 담도의 광범위한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40~50% 정도이다”고 말한다. 수술 당시 암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재발 위험도 커지는데, 재발 환자는 전신적 전이 상태인 경우가 많아서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기에 치료를 받은 환자라도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근치적 절제술이 가능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 전후이다.

근치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도 동반된 황달을 경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 환자들의 주된 사망원인이 담즙 정체 및 담도염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달을 해결하기 위해 담즙을 빼내는 개복수술을 하거나, 내시경 등으로 스텐트(인공관) 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스텐트 삽입술은 경험 많은 의사가 주관하면 90% 이상 성공률을 보인다. 황달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경피경간 담즙배액술이 있다.

박광민 교수는 “담도암에 의해 폐쇄성 황달이 발생하면 이차적으로 담관염과 패혈증을 초래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