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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후 자연분만…'브이백' 출산의 조건은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4 (화) 11:08 조회 : 1836


[도움말=한지원 미즈웰산부인과 원장]

- ①자궁 세로 절개 경험자
- ②골반이 좁거나 비만한 산모
- ③쌍둥이·거대아·역아 임신
- ④40주 이후 자연진통 없을땐 자궁파열 위험 높아 신중해야

- 마취 전문의 상주 병원 선택을


(자연분만을 위해 마련된 산모교실에 참가한 산모와 남편들이 부부체조를 하고 있다. 최근 제왕절개 수술 후에도 자연분만을 선호하는 임산부가 늘어나고 있다. 미즈웰산부인과 제공)

'하늘이 노래져야 아기가 나온다'라는 옛말이 있다. 분만의 고통을 얘기한 말이다. 하지만 분만의 고통 후에는 순산했다는 엄마로서의 큰 자부심이 생긴다. 정상분만 후 모성애는 더욱 강해지고 모유 수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정상분만 때 산모와 태아사망률이 제왕절개 수술때 보다 낮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최근 정상분만을 선호하는 산모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한번 제왕절개를 한 산모 경우 정상분만을 할 수 없는 걸까. 아니다. 정상분만이 가능하다.

■제왕절개 후도 정상분만 가능



첫째를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둘째는 자연분만하는 것을 브이백(VBAC·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이라고 한다. 브이백은 예전과 달리 분만환경과 의술의 발전으로 그 성공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옛날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이를 낳았다면, 다음에도 제왕절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여겼다. 주된 이유는 자궁 파열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왕절개 시술 때 자궁을 세로가 아닌 가로로 절제하면서 자궁 파열이 일어날 확률이 0.3∼0.7%로 낮아져 브이백 분만 성공률이 높아졌다. 통계적으로 반복된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모성사망률은 0.013%이지만 브이백은 0.004%다. 무엇보다 브이백을 하면 수술합병증이 줄어든다. 제왕절개를 반복하면 회복기간이 길어지는 데다 여러가지 합병증이 동반되기 쉽다.

브이백이 반복 제왕절개 보다 모성사망률이 낮고 합병증이 줄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브이백을 시도하다가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응급 수술에 따르는 합병증을 피할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브이백을 하다가 지난 제왕절개 때 꿰맨 자궁 부위가 터지는 일이다. 자궁을 한 번 절제하면 자연분만 시 아이가 나오기 직전 혈관이 얇아져 자궁파열 위험이 높아진다. 자궁파열이 일단 발생하면 뇌성마비나 사망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브이백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궁파열 우려 등 고려해야

이런 문제점 탓에 브이백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지난 출산 때 자궁을 세로로 절개한 산모는 브이백을 할 수 없다. 자연분만 시 자궁이 터질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또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태아가 거꾸로 들어선 경우 역시 브이백을 할 수 없다. 임신 40주 이후까지 자연진통이 생기지 않으면 브이백 시도에 신중해야 한다. 브이백을 위한 유도분만 때 자궁파열의 위험은 자연진통 때 보다 2~3배 정도 높다.

제왕절개를 두 번 이상 한 여성과 아기 크기에 비해 골반이 좁은 여성은 브이백이 위험하다. 선행 제왕절개와 브이백 시도 시점이 2년 이하이면 자궁파열 위험이 2~3배 증가한다.

거대아 출산 때도 자궁파열위험이 2.4% 정도로 더 높다. 태아가 4㎏이하일 때 브이백 성공률을 평균 70% 정도로 본다면 4.25~4.5㎏일 때는 40%이하로 떨어진다.

비만한 산모는 자궁파열 위험이 2.1% 정도로 높다. 우리나라 산모들은 임신하면 일단 많이 챙겨 먹는 경향이 있다. 과체중 산모의 분만성공률은 정상체중 산모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임신 초기부터 적당한 영양섭취와 운동으로 몸을 가볍게 유지하고, 태아도 산모의 체격에 맞게 적당한 크기로 키우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분만병원 선택 역시 중요하다. 태아감시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병원을 선택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자궁파열이 의심될 때 즉각 제왕절개 수술을 할 수 있는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에서 분만해야 안전하다. 2012년 미국산부인과 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급성자궁파열 후 30~40분 이후 태아가 만출된 경우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2012. 12. 11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