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박진용 굿모닝성모안과 원장]

- 대부분 노화·유리체 혼탁 탓
- 파리·모기·실줄 등 형태 다양
- 근시·백내장 수술 후 겪기도

- '번쩍' 하고 물체 많아지면
- 안과 전문의 진찰 받아야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검은 점이 파리처럼 날아다니거나 머리카락이 보이는 사례가 자주 있다. 이를 손으로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도 종종 있다. '날파리증'(비문증·飛蚊症)이다.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정상인의 시야(왼쪽), 비문증 환자의 시야.)

눈 속에는 달걀의 흰자처럼 혈관이 없는 겔 모양의 투명한 조직인 유리체로 채워져 있는데, 이 유리체에 가벼운 혼탁이 생길 때 시야에 자각적으로 혼탁이 비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형태는 다양하다. 파리나 모기, 점, 동그란 모양, 그리고 아지랑이, 실오라기 같은 줄 모양 등이다. 수시로 여러 형태로 변할 수도 있다.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으며, 보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다니며 보이기도 한다.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 보았을 때는 더욱 뚜렷하다. 시선의 중심에 있는 경우도 있고, 조금 옆에 위치할 수도 있다.

날파리증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 발생적이며, 나이가 많아지면서 더욱 잘 생긴다. 특히 근시가 있거나, 백내장 수술 이후, 눈 속에 출혈이나 염증을 앓았을 때 대부분 비문증상을 겪는다.

날파리증의 발병 원인은 생리적인 것과 병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인 날파리증은 유리체의 섬유화 또는 주로 눈 안에 채워져 있는 유리체와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과의 사이의 후 유리체가 떨어질 때 갑자기 발생하고, 고도근시일 때 많이 생긴다. 병적인 날파리증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백혈병, 망막 정맥 폐쇄 탓에 가벼운 유리체 출혈, 망막박리 및 변성, 포도막염에 따른 유리체 혼탁으로 잘 생긴다. 정밀검사 결과 망막이나 주위 조직에 별 이상이 없을 때 유리체의 노인성 변화로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날파리증은 눈앞에서 어른거려 불편을 느낄 때 잠시 위를 쳐다봤다가 다시 주시하면 한때 시선에서 없어질 수는 있다.

날파리증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그 물체에 대해 자꾸 신경을 집중시키는 습관이 생기는데, 신경을 집중시키고 걱정하는 행위는 증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그 물체를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뿐이다. 떠다니는 물체의 숫자나 크기에 수개월간 변화가 없다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숫자가 갑자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든지, 크기가 커진다면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곧장 전문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심하면 망막이 박리되는 질환으로, 떠다니는 물체의 숫자가 많아짐과 동시에 눈 속에서 번갯불처럼 번쩍이는 현상을 느끼게 된다. 눈 속에서 번갯불이 번쩍이는 증상은 편두통이 있을 때에도 나타나며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연히 발생할 수 있어 이런 증상만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번갯불 증상과 함께 눈앞에 떠다니는 물체가 많아질 때 또는 눈앞에 무엇이 가리는 것 같은 증상이 느껴질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이 증상이 일정 기간이 지나도 더 심해진다면 곧바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 비문증 치료

- 안내출혈·염증·망막열공 땐 레이저광·망막박리 수술을

생리적 날파리증은 출혈이나 염증으로 말미암은 경우가 아니라면 치료가 필요 없으며, 적절한 치료 약도 없다. 이는 나이가 들면 흰 머리가 생기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노화라고 여겨 걱정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하지만 안내출혈, 염증, 망막열공 등 병에 의한 경우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병적인 날파리증은 망막이 파열되거나, 이로 말미암아 망막 박리가 발생했을 때 레이저광 치료를 받든지, 망막박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망막증 같은 질환으로 출혈이 발생했을 때는 내복약을 투여하든지, 레이저광 치료를 받아야 하며, 포도막염에 의한 염증 반응으로 유리체 혼탁이 발생할 때는 조속히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혀야 한다.

고도근시인 경우는 녹내장 발생 우려도 크고 근시성 망막변성으로 시력의 장애를 일으키며, 망막의 파열로 망막 박리도 잘 일으키지만,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더 이상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지 주기적으로 안과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2013. 02. 26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