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박희두 부산성소병원 병원장]
- 국내 암환자 4명 중 1명꼴로 최다
- 악성 낮아 수술필요 논란 있지만
- 임파절 등 인근 조직 전이 가능해
- 조기에 암세포 제거하는 게 안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갑상선암 환자의 완치율이 높아지면서 '암도 아니다'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말들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초기암의 경우 수술 여부를 둘러싸고 일부 논란이 있다. 하지만 외과적 치료를 주장하는 전문의들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암은 없다"며 "잘못된 인식이 치명적인 병으로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암'
최근 갑상선 결절(혹)은 아주 흔한 질병이 됐다. 우리나라 국민 성인의 5~7%가 갑상선 결절이 있어 국민병이라고 불릴 정도다. 갑상선 환자의 증가에는 건강검진 활성화가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 결절을 발견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갑상선 결절이 겉으로 보이거나 만져질 정도가 돼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초음파 검진으로 겉으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작은 갑상선 결절도 곧잘 찾아낸다.
당연히 갑상선암 환자가 늘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갑상선암으로 입원한 환자가 4만6549명으로, 국내 암환자 가운데 가장 많다. 암환자가 매년 20만 명 정도 발병하는 점을 고려하면 암환자 4명 가운데 1명이 갑상선암 환자인 셈이다.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다른 암보다 악성도가 낮고 병의 진행속도가 느리며 조기에 수술하면 암사망률이 거의 없어 '착한 암' '거북암' 등으로 불린다. 갑상선암에는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이 있는데, 이 중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유두암이 95%를 차지하며 완치율이 98%에 이른다.
이처럼 갑상선암은 워낙 예후가 좋고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생기고 있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악성도가 낮은 점도 이런 현상에 한몫한다. 특히 일부에선 갑상선암의 크기가 5㎜ 미만의 작은 초기암의 경우 수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경과를 관찰할 것을 권유하는 측도 있다.
■초기 암 제거하면 완치율 높아
하지만 갑상선암은 치료과정에서 주위로 전이가 있을 수 있어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주장을 펴는 전문의들이 많다. 갑상선암의 크기가 작아도 암 발병의 위치가 각기 다르고 만약 갑상선 피막 가까이에 발병하면 조기에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초기 암이라도 이미 임파절 전이가 돼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갑상선은 해부학적 구조가 임파관, 임파절의 발달이 풍부한 장기여서 갑상선암이 오래 지체하면 폐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작은 암이지만 발병한 국소부위에서 피막을 빠져나와 인근 조직이나 신경조직에 직접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갑상선암은 30년 동안 약 30%가 재발하고 이 가운데 3분의 2는 10년 안에 재발하며 갑상선과 가장 가까운 목의 림프절 전이가 많다. 다른 암은 5년 안에 재발이 없으면 완치라고 보지만 갑상선암은 10~20년 뒤에도 재발한다. 완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암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심리. 아무리 성장 속도가 느리다고 하지만 몸에 암세포가 이미 자라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대로 두면 병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빨리 암을 제거해서 암세포로부터 환자의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해 심리적인 안정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어차피 수술을 해야 한다면 완치 가능성이 높은 초기에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2012. 11. 06 국제신문 27면